韓 8%·日 7%·대만 5% ↓…국제유가 110달러 돌파에 亞 투심 급랭

WTI 장중 115달러…에너지 공급 차질 우려 확산

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등 시황이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319.50p(5.72%) 내린 5265.37, 코스닥은 58.19p(5.04%) 내린 1096.48, 원·달러환율은 17.4원 오른 1492.0원에 개장했다. 2026.3.9 ⓒ 뉴스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이란 전쟁 여파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10달러를 돌파하면서 아시아 증시가 9일 오전 거래에서 일제히 급락세를 연출했다.

이날 오전 11시 30분 도쿄 증시의 닛케이 225 지수는 6.98% 급락한 5만1740.46으로 오전 거래를 마쳤다. 한국 코스피는 7.96% 추락했고 대만 증시 역시 5% 이상 밀렸다.

홍콩, 상하이, 시드니, 싱가포르 등 주요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뉴욕 지수 선물도 2% 이상 하락하며 추가 조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지면서 달러는 주요 통화 대비 강세를 나타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군사 작전이 2주째 이어지는 가운데 중동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에서 대거 이탈했다. 국제유가는 이날 거래에서 25% 이상 급등하며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장중 배럴당 115달러까지 상승했고 국제 기준유인 브렌트유도 114달러까지 뛰었다.

이라크 남부와 쿠르드 자치지역의 유전이 공격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아랍에미리트(UAE)와 쿠웨이트는 원유 생산을 줄이기 시작했다.

전쟁 발발 이후 전 세계 원유와 천연가스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통행도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에너지 공급 차질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글로벌 증시도 동반 하락한 것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유가 급등이 단순한 가격 상승이 아니라 실제 공급 차질에 따른 에너지 충격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스티븐 이네스 SPI자산운용 매크로 전략가는 AFP 통신에 "걸프 산유국들이 저장시설 포화와 수출 차질로 생산을 줄이고 있다"며 "시장은 단순한 지정학적 뉴스가 아니라 실제 석유 공급 중단이라는 충격에 직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가가 100달러를 넘으면 이는 단순한 상품 가격 상승이 아니라 세계 경제에 부과되는 세금과 같은 역할을 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란 핵 위협을 제거하기 위한 대가로 단기적 유가 상승은 작은 비용일 뿐"이라며 "전쟁이 끝나면 유가는 빠르게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전쟁 장기화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는 만큼 당분간 글로벌 금융시장의 위험 회피 심리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월가의 베테랑 전략가 에드 야데니는 최근 투자노트에서 올해 남은 기간 주식시장 붕괴(meltdown) 가능성을 35%로 상향 조정했다. 기존 전망치인 20%에서 크게 높아진 것이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