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AI 데이터센터 잠재적 부채 논란…무디스 "수십억불 누락 가능"
특수목적법인 활용 건설…장기 리스·보증 의무 누락 위험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인공지능(AI) 투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지만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관련 잠재적 부채는 재무제표에 충분히 드러나지 않을 수 있다고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경고했다.
AI 투자 확대가 이어지는 가운데 성장 기대만큼이나 재무 구조의 건전성도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며 무디스의 경고는 AI 붐 이면에 숨은 재무 부담을 점검해야 할 시점임을 시사한다.
무디스는 23일(현지시간) 보고서에서 미국 회계 기준의 한계로 인해 AI 데이터센터와 관련한 수십억 달러 규모의 잠재적 부채가 장부상 부채로 인식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겉으로 보이는 재무구조보다 실제 재무 부담이 더 클 수 있다는 것이다.
메타, 오라클 등 주요 미국 빅테크들은 데이터센터를 직접 건설하기보다 외부 투자자들이 자금을 대는 특수목적법인(SPV)을 통해 시설을 짓는 방식을 활용한다. 이후 해당 시설을 장기 임대(리스)해 사용하는 구조다.
이 방식은 당장 큰 돈을 빌리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대차대조표상 부채를 늘리지 않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기업은 수년, 길게는 수십 년 동안 임대료를 지급해야 한다.또 계약을 연장하지 않을 경우 시설 가치 하락에 따른 금액을 보전해야 하는 잔존가치 보증(RVG)과 같은 약정이 붙는 경우도 있다.
무디스는 이런 구조가 "형식상 차입은 아니지만, 경제적으로는 빚과 비슷한 부담"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미래에 상당한 현금이 나가야 한다는 점에서는 부채와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현행 미국 회계 기준은 리스 계약을 연장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될 때만 관련 부채를 인식하도록 규정한다. 또 계약을 연장하지 않을 경우 지급해야 할 약정금액 역시 실제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돼야만 회계 장부에 반영된다.
문제는 이 판단이 '확실'하거나 '높다'고 보기 어렵다고 해석될 경우, 상당한 금액의 미래 지급 의무가 재무제표에 잡히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라고 무디스는 지적했다. 따라서 기업 공시는 실제 재무 부담을 충분히 보여주지 못할 수 있다고 무디스는 설명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메타는 루지애나주에서 대형 AI 데이터센터를 추진 중이며, 초기 4년 임대 후 최대 20년까지 계약을 연장할 수 있는 구조로 알려졌다. 또 자산 가치가 하락할 경우 최대 280억 달러를 보전하는 약정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현재 재무제표에는 이와 관련한 부채가 반영되지 않은 상태로 회사 측은 지급 가능성이 회계 기준상 '높다'고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라고 FT는 전했다.
이에 무디스는 신용등급을 매길 때 기업이 공시한 수치만 보지 않고, 실제로 현금이 빠져나갈 가능성을 자체적으로 평가하겠다고 밝혔다. 재무제표상 부채가 실제 부담을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판단되면 이를 조정해 반영하겠다는 뜻이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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