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0.4% 약세…트럼프 관세 위축에 연준 금리경로 불확실성

대법 판결로 관세 내려 물가 압력 완화…새 관세 부담은 여전
관세 재정수입 감소 및 정책 혼선은 또 다른 변수로 작용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100달러 지폐를 살펴보고 있다. 2025.8.5 ⓒ 뉴스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연방대법원이 트럼프 행정부의 광범위한 관세 조치를 무효화한 이후 달러가 주요 통화 대비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무역정책 변화에 대한 반응이지만, 외환시장은 이를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경로 재조정 가능성과 미국 정책 신뢰도에 대한 재평가 과정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23일 아시아 오전 거래에서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는 0.4% 하락했다. 영국 파운드화가 강세를 보였고, 엔화와 스위스프랑 등 안전통화도 달러 대비 상승했다. 시장은 관세 장벽의 일부 균열이 글로벌 성장 기대를 자극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번 달러 약세는 단순한 무역 뉴스에 대한 기술적 반응이라기보다 정책 일관성에 대한 의문과 연준 금리 인하 기대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관세 정책의 법적 제약은 정책 변동성을 줄일 수 있지만, 동시에 성장과 재정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을 확대한다.

싱가포르 OCBC은행의 심 모 시옹 통화전략가는 로이터에 "이번 판결은 미국 외 지역의 성장에 잠재적으로 긍정적이라는 점에서 달러를 약화시키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관세 부담이 완화될 경우 글로벌 교역 환경이 개선되고, 이는 미국 성장 우위에 대한 기대를 일부 낮출 수 있다는 설명이다.

관세 무효 판결은 인플레이션 경로에도 변수로 작용한다. 고율 관세가 철회되면 수입물가 상승 압력이 완화될 수 있고, 이는 물가 둔화 기대를 높일 수 있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곧바로 15%의 글로벌 관세를 150일간 한시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물가 불확실성을 완전히 제거하지는 못했다.

결국 연준은 물가와 성장, 정책 불확실성이라는 세 요인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관세 완화는 긴축 필요성을 낮출 수 있지만, 재정수입 감소와 정책 혼선은 또 다른 부담으로 작용한다.

ANZ그룹의 리처드 예첸가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로이터에 "핵심은 트럼프 행정부가 전반적으로 관세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 상당히 제약될 것이라는 점"이라면서도 "세계 경제에 큰 변화를 가져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조적 물가 재상승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해석으로 연결될 수 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