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고용우려 완화에 금리동결…파월 "경제성장 강력"(종합)

3연속 인하 멈추고 3.5~3.75% 유지…"GDP 5% 육박, AI와 소비 주도"
내부분열 여전해 만장일치 실패…친트럼프 이사 2명 '25bp 인하' 반기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제롬 파월 의장 ⓒ AFP=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지난해 하반기 3연속 금리인하를 멈추고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미국 경제가 놀라울 정도로 강하다"며 금리 동결의 정당성을 역설했다. 하지만 회의장 안팎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인하 압박과 내부 반란표가 이어지며 통화정책을 둘러싼 정치적 긴장감은 여전히 팽팽했다.

"성장률 5%대 전망"…파월이 꼽은 동력은 'AI와 소비'

연준은 28일(현지시간) 이틀간의 올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3.50~3.75%로 동결했다. 찬성 10표, 반대 2표로 결정됐다. FOMC는 금리를 지난해 9월부터 10월, 12월 세 차례 연속 낮춰 2022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인하했다가 이번에 동결했다.

이날 파월 의장은 금리 동결의 가장 큰 배경에 대해 예상치를 뛰어넘는 경제의 '회복탄력성(Resilience)'이라고 설명했다.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경제가 다시 한번 강력하게 성장했고 우리는 다시 놀랐다"고 말했다. 지난해 3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4.4%를 기록한 데 이어, 애틀랜타 연은은 4분기 성장률이 5.2%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파월 의장은 이러한 고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강력한 소비와 인공지능(AI) 투자를 지목했다. 그는 "소비자 지출이 여전히 탄탄하며, 특히 AI 데이터센터 구축(buildout)을 위한 기업들의 투자가 경제 강세의 핵심 동력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연준은 FOMC 성명서에서도 경제 자신감을 드러냈다. 경제 활동 평가를 기존 '완만함(moderate)'에서 '견조함(solid)'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날 공개된 성명서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경기 판단에 대한 어조 수정이다. 지난 세 차례 회의 성명에 포함됐던 "최근 몇 달간 고용에 대한 하방 위험이 증가했다"는 표현이 이번에는 사라졌다.

대신 FOMC는 성명에서 경제 전망을 상향 조정하며 "가용 지표들은 경제 활동이 견실한 속도(solid pace)로 확장 중임을 시사한다"고 명시했다. 노동 시장의 급격한 붕괴 우려가 다소 완화되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노동시장에 대한 세부 평가에서도 미묘한 변화가 있었다. 연준은 "고용 증가세가 여전히 낮은 수준(remained low)을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실업률에 대해서는 "일부 안정화 조짐(some signs of stabilization)을 보이고 있다"고 긍정적인 단서를 달았다.

물가와 관련해서는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다소 높은 수준(somewhat elevated)을 유지하고 있다"는 기존 평가를 그대로 유지했다. 연준은 "경제 전망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다"며 향후 데이터와 리스크 균형을 면밀히 검토해 금리 경로를 결정하겠다는 '데이터 의존적' 입장을 재확인했다.

트럼프 측근 2인의 반란표…"정치에 휘말리지 마라"

파월의 '경제 자신감'에도 불구하고 내부 표결은 만장일치에 실패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와 스티븐 마이런 이사는 "0.25%포인트 인하"를 주장하며 반대표를 던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를 두고 "차기 의장직을 노리는 월러와 백악관 참모인 마이런이 트럼프의 '저금리(1%)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파월에게 반기를 든 것"이라고 해석했다.

월러 이사는 차기 연준 의장 후보 4명에 속하는 인물이다. 마이런 이사는 이달 31일 공식 임기가 만료돼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으로 복귀가 예정되어 있었으나, 후임자 인선이 지연됨에 따라 연준 규정에 의거해 당분간 자리를 지킬 것으로 보인다.

파월 의장은 정치적 외풍에 대해 최대한 말을 아끼면서도 최근 대법원 심리 참석 논란에 대해 "연준 역사상 가장 중요한 재판이었기에 참석은 당연했다"고 일축했다.

지난주 미 대법원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리사 쿡 연준 이사를 해임하려는 시도에 대한 심리가 열렸는데, 이 자리에 파월 의장이 직접 방청석에 참석해 연준의 정치적 독립성을 수호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또 5월 임기 만료 후 차기 의장에게 해줄 조언을 묻는 말에 "선출직 정치에 휘말리지 말라(Stay out of elected politics)"고 답하며 독립성 수호 의지를 재확인했다. 미 법무부(DOJ)의 수사 착수설 등 사법 리스크에 대해서는 "언급할 것이 없다"며 즉답을 피했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이번 동결을 기점으로 당분간 '관망세(Holding Pattern)'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파월 의장은 "우리는 양대 책무를 다룰 좋은 위치에 있다"며 향후 금리 결정은 철저히 데이터에 기반할 것임을 거듭 강조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