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연준 의장에 블랙록 CIO 확률 48%…월가 "트럼프가 뽑아도 결국 변한다"

예측시장 '칼시' 릭 리더 48%로 1위… 비둘기파 성향 주목
트럼프 "임명하면 다들 변해" 불평에 월가 역설적 안도

블랙록의 릭 리더 글로벌채권 최고투자책임자(CIO)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차기 수장 자리를 둘러싼 판세가 요동치고 있다. 5월 임기가 끝나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후임으로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릭 리더 글로벌 채권 최고투자책임자(CIO)가 급부상하고 있다.

월가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 길들이기 시도가 역설적으로 실패하기를 기대하는 묘한 분위기라고 로이터 통신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차기 의장 인선은 월가 경험이 정치적 압박을 이겨내고 연준의 독립성을 수호할 지를 시험할 중대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다크호스' 릭 리더의 질주…예측시장 점유율 48%로 1위

27일(현지시간) 예측시장 칼시(Kalshi)에 따르면 리더가 차기 연준 의장으로 지명될 확률은 48%까지 치솟으며 독주 체제를 굳히고 있다. 연초만 해도 한 자릿수에 머물던 리더의 지지율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그를 향해 “매우 인상적(Very impressive)”이라고 찬사를 보내면서 수직 상승했다.

한때 유력 후보였던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는 31%로 밀려났으며, 크리스토퍼 월러 현 연준 이사(8%)와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은 한 자릿수대에 머물고 있다.

월가는 트럼프가 학계나 중앙은행 출신이 아닌, 시장 생리를 꿰뚫고 있는 '월가 베테랑' 리더를 선택함으로써 연준에 대대적인 변화를 주려 한다고 분석한다.

"임명하면 다들 변해"…트럼프의 불평에 월가가 안도하는 이유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7년 자신의 손으로 직접 임명한 파월 의장을 겨냥해 "문제는 그들이 자리에 앉기만 하면 변한다는 것"이라며 인사 실패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의 거물들은 이 지점에서 오히려 안도감을 느끼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다보스 포럼(WEF)에 참석한 글로벌 은행 임원들은 트럼프가 뽑은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 의장이라 할지라도, 일단 취임하고 나면 결국 정치적 압력이 아닌 경제 데이터에 따라 움직이게 될 것이라는 이른바 '변심의 도박'에 베팅하고 있다.

한 대형은행 임원은 로이터에 "트럼프의 불평은 역설적으로 차기 의장에게 ‘데이터에 따라 독립적으로 행동해도 좋다’는 면죄부를 준 것과 다름없다"고 해석했다.

리더의 '비둘기파' 성향…관세 전쟁 속 '안전지대' 될까

에버코어 ISI 분석에 따르면, 리더는 생산성 향상과 관세 영향의 점진적 소멸을 근거로 올해 3차례의 금리 인하를 압박할 가능성이 큰 인물이다. 리더의 의견은 "금리 인하가 차기 의장의 필수 요건"이라고 공언한 트럼프의 요구와 일치한다.

하지만 시장의 우려도 만만치 않다. 트럼프 행정부가 파월 의장에 대한 형사 조사와 리사 쿡 이사 해임 시도 등으로 연준의 독립성을 뿌리째 흔드는 상황에서 리더가 ‘독이 든 성배’를 들게 될 것이라는 시각이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연준 내부에서는 차기 의장이 백악관의 지시를 따르려 할 경우 다른 이사들이 '거부권(Outvoted)'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월가는 리더의 지명을 반기면서도 내부적으로는 ‘정치화된 연준’이 초래할 인플레이션 폭발에 대비하고도 있다고 로이터는 덧붙였다. 글로벌 은행들은 금리가 시장 예상보다 100bp(1%p) 이상 급등하는 '꼬리 위험(Tail risk)'을 상정해 스트레스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