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투기적 움직임에 단호히 대응"…엔저·국채 매도 강력 경고

외환시장 개입 임박설…미일 환율 점검 공조 가능성 부각

19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도쿄 총리관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의원 해산과 조기 중의원 선거 실시 계획을 밝히고 있다. 2026.01.19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엔화 가치 하락과 국채 수익률(금리) 급등에 대해 시장의 투기적 움직임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다카이치 총리는 25일(현지시간) 진행된 여야 정당 대표 토론회에서 "시장에서 결정되어야 할 사안에 대해 총리로서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도 "투기적이고 매우 비정상적인 움직임에 대해서는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엔화 환율은 달러당 159.23엔까지 치솟으며 엔화 가치는 2024년 기록했던 역대 최저 수준에 근접했다. 하지만 미국과 일본의 공조 개입 가능성에 환율은 155엔 초반까지 내려와 엔화는 급격하게 강세를 보였다.

지난 24일 뉴욕 외환시장에서는 미국과 일본 금융 당국들이 시중 은행에 환율 수준을 확인하는 '레이트 체크(Rate Check, 환율 점검)을 실시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엔화 가치가 한때 1.75% 급등하는 등 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환율점검은 외환 당국이 시중 은행에 현재 거래되는 환율을 묻는 행위로, 통상 실개입 직전에 단행되는 강력한 경고 수단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일본 당국이 단독 개입을 넘어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와의 공동 개입을 준비하고 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이 직접 금융기관에 엔화 환율 동향을 문의한 점이 이례적인 공조의 신호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다카이치 총리의 이번 경고는 외환시장뿐만 아니라 최근 폭락한 국채 시장을 안정시키려는 의도도 포함된 것으로 풀이된다. 오는 2월 8일 조기 총선을 앞두고 다카이치 총리가 내건 '식료품 소비세 2년간 면제' 공약이 재정 악화 우려를 낳으며 장기 국채 금리를 사상 최고치로 끌어올렸다.

시장에서는 일본 정부의 외환 개입 마지노선을 달러당 160엔 선으로 보고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 2024년에도 160엔 돌파 시점에서 약 1000억 달러를 투입해 엔화를 매수한 바 있다.

다카이치 총리의 이번 발언은 투기 세력에 대한 강력한 압박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총선을 앞두고 물가 안정이 시급한 만큼, 정부가 실제 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시드니 소재 AT 글로벌 마켓츠의 수석 애널리스트 닉 트와이데일은 블룸버그에 "시장은 분명히 엔화 숏 포지션(매도)을 원하지만, 이러한 구두 개입을 고려할 때 매우 신중할 것"이라며 "미국 측이 잠재적인 환율 점검에 관여한 것으로 확인된다면 그 영향은 엔화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도 매우 클 수 있다"고 말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