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5000달러 '목전'…그린란드 관세 철회에도 강세론 '활활'
WSJ "화폐가치 하락 우려 속 중앙은행·개미 '사자' 행렬"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국제 금값이 이달 들어서만 온스당 500달러 이상 급등하며 사상 초유의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위협 철회로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갔으나, 시장의 시선은 이미 온스당 5000달러를 향해 있다.
부채 증가와 지정학적 위기라는 구조로 인해 금에 대한 수요는 쉽사리 가라 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단순한 투기를 넘어선 5가지 구조적 요인이 금값을 떠받치고 있다고 21일(현지시간) 분석했다. WSJ이 주목한 5가지 요인은 달러 약세, 금리 인하, 중앙은행 매수, 높은 주가, 추가 랠리 기대감으로 요약된다.
가장 큰 동력은 이른바 화폐 가치 하락 베팅이다. 투자자들은 천문학적인 국가 부채와 인플레이션을 통제하지 못하는 정부의 무능이 결국 달러를 비롯한 기축통화의 가치를 갉아먹을 것이라 우려한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베네수엘라 마두로 정권 축출에 개입하고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독립성을 뒤흔드는 행보는 '제도적 신뢰'를 무너뜨리며 금으로의 도피를 부추기고 있다.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기조 역시 금값을 끌어 올린다. 금리가 고공행진했던 2022년에는 이자가 없는 금보다 미 국채나 머니마켓펀드(MMF)가 매력적이었다.
하지만 금리가 낮아지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골드만삭스 분석에 따르면 미 국채 시장 자금의 단 1%만 금으로 이동해도 금값은 즉시 5000달러에 도달할 수 있다.
중앙은행들은 가격에 구애받지 않는 가장 강력한 매수 주체다. 특히 서방의 러시아 제재 이후 중국, 인도, 폴란드 등은 달러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금 보유량을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다.
세계금협회(WGC)는 중앙은행들이 가격 상승을 노린 투기가 아닌, 외환보유고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어적 매수'를 지속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뉴욕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극에 달해 있다. 특히 엔비디아, 테슬라 등 일부 빅테크 종목에만 쏠린 시장 구조는 2000년 닷컴 버블 붕괴 직전과 유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주식 시장의 조정 가능성이 커질수록 투자자들은 포트폴리오의 '안전판'으로 금 비중을 높이고 있다.
역사적으로 금값 랠리는 한 번 시작되면 장기간 지속되는 경향이 있다. 2024년 27% 상승에 이어 2025년 65% 급등하며 기록적 랠리를 펼쳤다.
과거 데이터를 보면 강세장 다음 해에 평균 15% 이상의 추가 상승이 있었다고 WSJ은 전했다. 씨티 분석가들은 현재의 흐름이 단순한 일시적 유행이 아닌 '구조적인 재평가' 단계에 진입했다고 보고 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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