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 거물' 켄 그리핀 "日 국채 투매, 미국 향한 노골적 경고"
"채권 자경단 역습 시작 됐다…미국도 예외 아니다"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세계적인 헤지펀드 시타델의 켄 그리핀 최고경영자(CEO)가 이번 주 발생한 일본 국채(JGB)의 급격한 매도세에 대해 "미국 정치인들이 국가 재정 상태를 개선해야 한다는 노골적인 경고(explicit warning)"라고 평가했다.
그리핀 CEO는 21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중 블룸버그 TV와의 인터뷰에서 "이른바 '채권 자경단(bond vigilantes)'이 나타나 그 대가를 치르게 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일본에서 일어난 일은 미 의회에 보내는 매우 중요한 메시지"라며 "정치권은 우리의 재정(fiscal house)을 제대로 정돈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리핀 CEO는 현재 미국의 상황이 일본과는 다르며 즉각적인 위험에 처한 것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은 막대한 부를 보유하고 있어 당분간은 현재 수준의 적자 지출을 유지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방향 전환을 미룰수록 그 변화에 따른 결과는 더욱 가혹(Draconian)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리핀 CEO는 트럼프 행정부의 규제 완화 기조와 국경 보안 강화 등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특히 시타델과 시타델 증권의 고위 경영진 상당수가 전 세계 출신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스마트한 이민 정책'의 필요성을 옹호하는 입장임을 분명히 했다.
반면, 주택 정책에 대해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결을 달리했다. 그는 미국 주택 시장의 진짜 문제는 "공급 부족과 과도한 규제"라며 정책적 초점이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리핀 CEO는 미국 기업인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에 대해 목소리를 내지 않는 것은 실수라고 꼬집었다. 그는 "대통령이 때때로 트롤링(자극적인 언행)을 할 때도 있겠지만, 그는 결국 경청하는 사람"이라며 "기업인들은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20일 도쿄 채권시장에서는 30년물과 40년물 국채 금리가 하루 만에 25bp(1bp=0.01%p) 이상 급등하는 등 최근 들어 가장 혼란스러운 거래가 이뤄졌다.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해방의 날(Liberation Day)' 관세 부과 당시 글로벌 시장이 요동쳤던 이후 최대 폭의 움직임이었다.
가장 가파르게 움직인 초장기물인 40년물 금리는 재정 악화 우려로 4.2%를 돌파하며 2007년 발행 이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당국의 대응에 대한 기대감과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하루 만에 다시 21.5bp 급락하며 일단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장기 금리는 진정됐지만, 단기물인 2년물 금리는 오히려 소폭 상승했다. 이는 22일부터 시작되는 일본은행(BOJ)의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 동결이 유력함에도 불구하고, 향후 긴축 방향에 대한 '매파적' 신호가 나올 수 있다는 경계감이 작용한 결과다.
시장 전문가들은 "현재의 금리 하락은 정책적 불확실성이 해소된 것이 아니라 구두 개입과 개입 기대에 따른 일시적 진정"이라며 "정치권의 감세 경쟁과 재정 재건 방안 사이의 괴리가 좁혀지지 않는 한 '채권 파수꾼'들의 공격은 언제든 재개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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