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팔란티어 AI 동맹…카프 CEO "한국 시장 매우 낙관적"

전사적(Enterprise-wide) 계약 체결…조선·건설기계·에너지 전방위 확대
"팔란티어로 선박 건조 속도 30% 단축"… 미·유럽 무역 전쟁 속 '선택적 협력'

6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6’ 현대자동차그룹 전시관에서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차세대 전동식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Atlas)’가 관람객들에게 공개되고 있다. 2026.01.06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HD현대가 미국 빅데이터·인공지능(AI) 전문 기업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와 수년 단위의 대규모 소프트웨어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으로 팔란티어는 한국 내 중공업 디지털 전환(DX)의 핵심 파트너로 자리를 굳혔다. 알렉스 카프 팔란티어 최고경영자(CEO)는 한국을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곳"이라며 극찬했다.

2021년 시작된 'AI 선박' 실험, 수천억대 본계약으로

20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팔란티어와 HD현대는 스위스 다보스 포럼 현장에서 전사적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은 2021년 건설기계와 정유 분야에서 시작된 양사의 협력이 조선을 포함한 그룹 전체의 표준 플랫폼 도입으로 확장된 결과다. 이번 계약은 수천억 원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는 팔란티어의 파운드리(Foundry) 소프트웨어 도입 이후 HD현대의 선박 건조 속도가 이전보다 약 30% 빨라졌다고 공식 확인했다. 상선뿐만 아니라 해군 함정, 무인 수상정(USV) 등 특수선 분야까지 데이터 통합 및 자동화 시스템이 적용된다.

건조기간을 30% 단축했다는 것은 인력난과 고임금에 시달리는 조선업계에서 AI를 통한 공정 최적화가 실질적인 이익으로 증명됐다는 의미다.

또한, 카프 CEO가 미국 외 시장에 보수적인 태도를 보이면서도 한국에 대해 '낙관적'이라고 언급한 점은, 향후 한국의 방산 및 중공업 기업들이 미국 테크 자본과 결합해 글로벌 공급망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해답'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알렉스 카프 팔란티어 CEO ⓒ 로이터=뉴스1
알렉스 카프 CEO “한국은 예술적이고 혁신적인 시장”

카프 팔란티어 CEO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시장에 대한 강력한 신뢰를 보였다. 카프 CEO는 한국을 "가장 혁신적이고 흥미로우며, 예술적인 장소"라고 치켜세우며 한국 시장에 대해 매우 낙관적(Very Bullish)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팔란티어 매출의 75%가 미국 시장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해외 사업은 한국의 HD현대처럼 "매우 전략적이고 가치 있는 파트너"와만 선택적으로 협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발표는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영유권 주장과 관세 위협으로 글로벌 증시가 요동치는 가운데 나왔다.

카프 CEO는 글로벌 무역 불확실성에 대해 "미국 내 제품 수요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며 미국 시장의 견고함을 강조하면서도, 한국 제조업과의 결합이 미국 테크 기업에게도 중요한 수익 모델이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팔란티어는 이스라엘 군사 지원 및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단속 협력 등으로 비판을 받기도 했으나, "서구의 가치를 수호한다"는 명분 아래 제조업 강국인 한국과의 파트너십을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