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금리인하 압박 위해 전례없는 기소 위협"…금융시장 요동
달러 0.2% 약세에 S&P 선물 0.5% 하락…금 2% 랠리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법무부로부터 대배심 소환장을 받은 사실을 공개하며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흔드는 전례 없는 압박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금융시장은 연준의 독립성 훼손 우려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달러화와 주가지수 선물이 동반 하락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파월 의장은 11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연준이 지난 9일 법무부로부터 소환장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이번 소환장은 지난해 6월 파월 의장이 상원 증언에서 언급했던 연준 본부 건물 개보수 프로젝트와 관련된 것으로 전해졌다.
소환장은 약 25억 달러(약 3조 3000억 원) 규모의 연준 본부 개보수 사업과 관련해 파월 의장이 지난해 6월 상원에서 위증을 했는지 여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법무부는 특히 해당 건물에 VIP 전용 식당 등 호화 시설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파월 의장의 증언이 실제 프로젝트 계획과 일치하는지를 집중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파월 의장은 해당 프로젝트나 증언 내용을 빌미로 한 형사 기소 가능성을 "구실(pretexts)"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그는 성명에서 "형사 기소 위협은 연준이 대통령의 선호가 아니라 무엇이 국민에게 도움이 될지를 최선으로 판단해 금리를 결정한 결과"라며 정치적 보복 행위임을 분명히 했다. 이어 "이번 전례 없는 조치는 행정부의 지속적인 위협과 압박이라는 더 큰 맥락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물가 안정과 완전 고용이라는 연준의 이중 책무와 상관없이,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를 더 빠르게 인하하라고 파월 의장을 공개적으로 압박하며 사퇴를 종용하고 해임을 위협해 왔다.
파월 의장의 임기는 오는 5월 종료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인터뷰에서 파월 의장의 후임자를 지명할 때 "즉각적인 금리 인하를 단행할지 여부"를 핵심 기준으로 삼겠다고 밝히며 연준의 통화정책 독립성을 부정하는 듯한 행보를 보였다.
금융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12일 아시아 시장에서 달러는 0.2% 약세를 나타냈고, S&P 500 지수 선물 역시 0.5% 밀려났다. 반면 안전 자산으로 분류되는 금값은 2% 가까이 급등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스위스 프랑화도 강세를 보였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트럼프 행정부와 연준 사이 직접적인 충돌로 비화하면서 시장의 변동성을 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번 법무부의 소환장 발부는 연준의 독립적 의사결정 구조를 무력화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AT글로벌 마켓의 닉 트위데일 수석 시장 분석가는 블룸버그에 "파월에 대한 조사는 연준과 미국 정부, 그리고 시장 전체에 좋지 않은 신호"라며 "파월 의장이 대통령과 정면 대결도 불사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연준의 독립성 논란과 더불어 지정학적 리스크도 시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란의 반정부 시위 격화와 베네수엘라 사태 등으로 유가가 급등락을 반복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현재 글로벌 시장이 1930년대 후반 이후 보지 못한 수준의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르면 이달 중 금리 인하에 적극적인 인물로 후임 의장을 발표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향후 통화정책을 둘러싼 연준 내부 갈등 및 이로 인한 금리 정책 불확실성이 한층 고조될 가능성이 높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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