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2% 넘게 반등…우크라이나 협상 난항·중국 부양 의지

28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마라라고 클럽에서 오찬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악수하고 있다. 2025.12.28. ⓒ 로이터=뉴스1
28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마라라고 클럽에서 오찬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악수하고 있다. 2025.12.28.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국제유가가 2% 넘게 올랐다.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의 불확실성과 최대 수입국인 중국의 경기 부양 의지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29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2.4% 상승한 배럴당 58.0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2월물 역시 2.1% 오른 61.94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유가 반등의 주된 원인은 기대 모았던 우크라이나 평화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만나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으나, 곧이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자국 내 드론 공격을 이유로 협상 조건을 재검토하겠다며 찬물을 끼얹었다.

돈바스 지역에 대한 까다로운 쟁점이 남아있어 향후 협상 과정에서 지속적인 진통이 예상된다.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의 적극적인 재정 정책 예고도 유가를 뒷받침했다. 중국 재정부는 내년도 재정 지출 확대를 통해 성장을 견인하겠다고 약속하며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또한 중국 당국이 공급 과잉분을 흡수하기 위해 원유 비축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장기적인 흐름은 여전히 불안하다. 유가는 12월에도 하락세를 이어가며 2년여 만에 가장 긴 ‘5개월 연속 하락’ 기록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는 OPEC+ 회원국과 비OPEC 국가들의 증산으로 인해 글로벌 공급 과잉 우려가 가시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른 지속적 지정학적 리스크는 유가의 추가 하락을 막는 강력한 방어선이 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란의 탄도 미사일 프로그램 및 핵 시설 재건에 대한 신규 타격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동발 공급 차질 우려가 재점화되었다.

동시에 베네수엘라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 수십 년래 최대 규모의 군사력을 배치하며 부분적인 해상 봉쇄에 나선 점이 긴장감을 높였다. 미국 측은 마약 선적 차단을 목적으로 내세웠으나 베네수엘라는 이를 불법적인 정권 교체 시도로 규정하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어, 남미 지역의 원유 흐름에도 불확실성이 커진 상태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