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 비둘기' 마이런 연준 이사, 1월 말 임기 끝나도 잔류 시사
블룸버그 TV 인터뷰 "차기 의장 인선까지 공백 메울 것"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내에서 가장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주장해 온 스티븐 마이런 이사가 내년 1월 말 임기가 끝난 후에도 후임자가 확정될 때까지 자리를 지키겠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차기 연준 의장을 지명하고 상원에서 인준을 받을 때까지 통화정책의 연속성을 유지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마이런 이사는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 TV와의 인터뷰에서 "내년 1월 31일까지 내 자리에 후임자가 인준되지 않는다면, 자리에 머물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이런 이사의 임기는 내년 1월 31일 종료되지만, 연준 규정상 후임자가 상원 인준을 거쳐 정식 취임할 때까지는 직무를 계속 수행할 수 있다.
이번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르면 1월 첫째 주에 제롬 파월 의장의 뒤를 이을 차기 의장 후보를 지명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온 직후에 나왔다.
마이런 이사는 지난 9월 사임한 아드리아나 쿠글러 이사의 잔여 임기를 채우기 위해 합류한 이후, 연준 내에서 가장 강력한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로 자리매김해 왔다.
마이런 이사는 이번 인터뷰에서도 내년에도 금리 인하를 지속하지 않으면 경기 침체를 촉발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경기 침체를 예상하지는 않지만 "실업률이 예상보다 높게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며 "비둘기파적 정책을 지속할 데이터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마이런 이사는 "금리를 인하하지 않으면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마이런 이사는 지난 9월 부임 이후 참석한 세 차례의 정책 회의에서 모두 다수 의견(0.25%p 인하)에 반대하며 더 큰 폭의 금리 인하(0.5%p, 빅컷)를 주장해 왔다. 그는 현재의 금리 수준이 경제를 제약하고 있다고 판단하며 신속한 정상화를 요구해 왔다.
다만, 향후 행보에 대해서는 다소 유연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정책 금리를 계속 낮추다 보면 '빅컷' 대신 미세 조정이 필요한 영역에 진입하게 된다"며 "어느 시점부터는 0.5%p 대신 0.25%p씩 꾸준히 내리는 방식이 적절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연준 내 '매파(통화 긴축 선호)' 세력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로 내려오고 있다는 명확한 증거가 있을 때까지 현재 금리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며 추가 금리 인하에 반대했다.
해맥 총재는 특히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2.7%가 데이터 왜곡으로 인해 실제 물가 상승률보다 낮게 측정되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마이런 이사는 매파적 견해가 "틀렸다"고 정면 반박하면서도, 극명하게 갈린 위원들 사이에서 금리 인하 합의를 이끌어낸 파월 의장의 리더십을 '고양이 떼 몰기(cat-herding)'에 비유하며 높게 평가했다. 통제하기 어렵거나 각자 자기 갈 길을 가는 사람들을 하나로 모으는 매우 힘들고 불가능에 가까운 일을 파월 의장이 잘 조율하고 있다는 얘기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이 고려 중인 3명의 차기 연준 의장 후보군은 모두 금리 인하를 지지하는 인물들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금리 인하를 차기 의장의 필수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어, 마이런 이사가 자리를 지키는 동안 연준 내 비둘기파의 목소리는 더욱 힘을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shinkiri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