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中, AI·로봇 현장 배치 속도전…세계의 공장 2.0 전략"

마이디어 '팩토리 브레인'·톈진항 자동화 등 제조 혁신 가속화 소개

중국 상하이 세계박람회·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세계 인공지능대회(WAIC)에서 로봇이 팝콘을 그릇에 담고 있다. 2025.7.29 ⓒ AFP=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로봇과 인공지능(AI)은 이미 중국 경제를 재편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5일 인터넷판을 통해 보도했다.

중국은 '세계의 공장' 지위를 더욱 강화하고 미국의 관세 압박과 제조업 부활을 차단하기 위해 공장과 항구에서 AI와 로봇을 통해 더 많은 상품을, 더 빠르고, 더 저렴하게, 더 적은 인력으로 생산해 수출할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고 WSJ은 평가했다.

WSJ는 중국의 다양한 공장과 항구에서 사례를 소개하며 중국이 AI와 로봇을 단순한 기술혁신이 아닌 '세계의 공장'이라는 지위를 유지하기 위한 국가전략으로 삼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AI 리더들인 일론 머스크나 샘 올트먼은 암치료, 빈곤 해소와 같은 궁극적이지만 다소 추상적 목표를 추구하지만 중국은 더 좋고 빠른 세탁기와 같은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의 생산성을 높이는 현실적 목표에 집중한다. 다시 말해서 현재 사용 가능한 AI를 최대한 빨리 현장에 배치해 즉각적 이익 창출에 주력한다는 얘기다.

WSJ은 일례로 가전업체 마이디어(Midea)의 정저우 세탁기 공장을 통해 '팩토리 브레인(공장 두뇌)'이라고 불리는 AI 시스템을 소개했다. 팩토리 브레인은 공장의 중앙 신경계 같은 역할을 수행하는데 공장 내에서 14개의 가상 에이전트를 관리하고 이 에이전트들은 서로 소통해 작업 수행에 가장 효율적 방법을 찾아낸다.

이어 이 에이전트들이 로봇과 다른 기계에 명령을 전달해 공정 전반이 자동화해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살아있는 유기체'처럼 움직일 수 있다. 팩토리 브레인 도입으로 이전에 15분이 걸리던 공정이 이제는 30초 만에 완료될 수 있다고 WSJ은 전했다. 기술 효율성을 키우면서 2024년 직원 1인당 매출은 2015년과 비교해 거의 40% 성장했다고 마이디어는 보고했다.

또 물류 혁신을 위한 항만 자동화도 성과를 내고 있다. WSJ에 따르면 톈진 항구는 무인 자율주행 트럭이 운영 중이며 수천만 개 변수를 최적화한 AI 시스템을 도입해 항만 스케줄링 시간을 24시간에서 10분으로 단축했다. 노동 규제가 낮은 중국이 미국보다 AI 기술의 현장 배치를 훨씬 빠르고 광범위하게 진행할 수 있는 구조적 이점을 가지고 있다고 WSJ은 설명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