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메모리칩 다 가져가…부품 품귀 스마트폰·노트북 값 오른다

데이터센터 우선 공급에 '사이클 감안' 제조사도 증설에 미온적
"메모리칩 가격상승 사이클 시작…소비자 가전 가격인상 불가피"

2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27회 반도체 대전(SEDEX 2025)을 찾은 관람객들이 전시를 둘러보고 있다. 2025.10.22/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인공지능(AI) 열풍에 내년 스마트폰, 노트북 등 소비자 가전제품의 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전문가 전망이 잇따른다. AI 데이터센터가 소비 가전에 사용되는 메모리칩을 대거 흡수해 소비자 제품 쪽으로 공급이 부족해질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과거 수익 방어를 위해 보수적으로 공급 계획을 잡았던 메모리칩 제조사들이 초강력한 AI 수요로 갑자기 공급망에 과부하가 걸리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경고가 잇따른다고 AFP통신이 20일 보도했다.

중국 전자제품 대기업 샤오미의 루 웨이빙 사장은 이번 주 실적을 발표하면서 내년 메모리칩 공급망 압박이 "올해보다 훨씬 커질 것"이라며 "모든 제품의 소매 가격이 상당히 오르는 것을 목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도체 및 기술컨설팅 업체 인제뉴이티의 윌리엄 키팅 대표는 AFP 통신에 "PC, 스마트폰, 서버 등을 제조하는 모든 회사가 (메모리칩) 부족 사태에 영향을 받고 최종 결과로 소비자들이 더 높은 비용을 지불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메모리칩 부족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하나는 AI 주도 수요가 예상을 크게 웃돌며 강력하다는 점이다. 다른 하나는 메모리칩 제조업체들이 최근 몇 년 동안 증설 투자를 대폭 줄여왔기 때문이다.

메모리칩은 경기 순환 산업으로 호황과 불황을 반복하기 때문에 손실을 최소화하고 수익을 최대화하기 위해 제조업체들은 보수적 설비투자와 재고관리를 통해 공급을 제한하는 전략을 채택해왔다.

수익 방어를 위해 보수적 공급 기조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예상하지 못한 대규모 AI 수요가 제한적 공급망에 엄청난 부하를 제공한 것이다.

메모리칩 부족으로 내년 스마트폰과 노트북 생산도 줄어들 전망이다. 시장분석업체 트렌드포스는 "메모리칩 산업이 강력한 가격 상승 사이클을 시작했다"며 칩을 사서 최종 전자기기를 만드는 "업체들은 소매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다"고 예상했다.

투자 펀드 카르타고 캐피털의 스티븐 우 대표는 메모리칩 가격 상승세가 "거대하며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