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차부품·차대출업체 연쇄 파산…JP모건 "과잉대출 초기 징후"

퍼스트브랜드·트라이컬러 파산에 금융권 손실 현실화
다이먼 CEO "경기침체시 더 큰 신용문제 발생 가능성"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자동차 부품업체 퍼스트브랜드와 저신용자를 위한 서브프라임 차대출업체 트라이컬러홀딩스의 연이은 파산으로 월가 신용시장에 빨간불이 켜졌다. 기업 대출과 저신용자의 기준이 지나치게 느슨해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 최대은행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는 "과잉 대출의 초기 징후"로 규정하며, 경기 침체 시 더 큰 신용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이먼은 14일(현지시간) CNBC 방송과의 통화에서 "2010년 이후 14년간 이어진 신용 강세장이 이런 과잉을 낳았다"며 "지금은 바퀴벌레 한 마리를 보면 더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도 "트라이컬러(파산 사례)는 우리에게 최고의 순간은 아니었다"며, 회수 불가능한 대출이나 채권(대손상각)이 1억7000만 달러 발생했다고 확인했다.

트라이컬러는 미국의 대표적인 서브프라임 자동차 대출업체로, 신용등급이 낮은 소비자를 대상으로 고금리 차량 금융을 제공해왔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대출업체는 대형 금융기관이나 투자펀드와 연결된 경우가 많고, 자동차·주택·소비재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있다.

퍼스트브랜드는 9월 말 파산보호를 신청하며 100억 달러 이상의 부채를 공개했고, 트라이컬러는 2만5000명 이상의 채권자와 10억 달러 이상의 부채를 기록했다.

UBS와 제프리스 등 주요 금융기관은 각각 5억~7억 달러 규모의 노출을 보고했으며, 지역은행 피프스서드는 트라이컬러 관련 사기 혐의로 최대 2억 달러의 손실을 예상한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CLO(대출담보부증권)의 퍼스트브랜드 노출은 전체의 0.21% 수준이며, 개별 펀드의 노출은 0.001%에서 1.8% 사이로 추정된다. CLO는 여러 기업에 빌려준 대출을 묶어 만든 투자상품인데 전체 CLO 시장에서 퍼스트브랜드 비중이 크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신용시장 전체를 흔들 정도는 아니라고 평가하면서도, 기업 대출 구조와 리스크 관리에 대한 재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번 파산 사례는 고위험 투자상품에 대한 실사를 강화하는 계기가 되며 무담보 자산에 대한 감사보고서 요구가 늘어날 수 있다고 S&P글로벌의 자인 부카리 리스크 애널리스트가 로이터에 말했다.

JP모건의 제레미 바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현재 주요 신용 지표는 안정적이며 오히려 예상보다 양호하다"며 노동시장 약세가 소비자 신용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관찰 중이라고 말했다.

또 이번 파산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강화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압박 속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신용시장 랠리에도 제동을 걸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네하 코다는 "투자자들이 매우 협소한 스프레드(안전자산과 위험자산 사이 수익률 차이)에 올인 해야 하는지 의문을 갖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위험자산에 무리하게 투자해도 충분한 보상이 주어지지 않는다고 판단할 수 있다는 얘기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