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덕분…인도네시아-EU 10년 만에 무역 협정 체결
팜오일·전기차·섬유까지… 전략 산업 투자 확대, 2027년 본격 시행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인도네시아와 유럽연합(EU)이 10년 가까이 이어온 협상 끝에 마침내 무역 협정을 최종 타결했다. EU는 싱가포르, 베트남에 이어 인도네시아와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을 체결해 동남아시아의 3개국과 무역협정을 맺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공세에 맞서 전기차, 전자제품, 의약품 등 전략 분야 투자를 활성화할 것이라고 AFP통신은 전망했다.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통상 담당 집행위원은 23일 협정 서명 후 "이번 협정 타결로 EU와 인도네시아는 개방적이고 규칙에 기반하며 상호 이익이 되는 국제 무역에 대한 약속으로 단결했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 세계에 보냈다"고 말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성명을 통해 "EU 수출업자들은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출하는 상품에 대해 연간 약 6억 유로(약1조원)의 관세를 절약할 수 있게 됐다"며 "유럽 제품은 인도네시아 소비자들에게 더 저렴하고 쉽게 공급될 것"이라고 밝혔다.
인도네시아의 에어랑가 하르타르토 경제조정관은 “관세 전쟁과 보호무역주의로 인한 불확실성이 양측을 안정적인 양자 협정으로 이끌었다”며 “이번 협정은 개방적이고 공정하며 지속 가능한 경제 협력에 대한 양측의 의지를 반영한 이정표”라고 평가했다.
인도네시아와 EU는 2016년부터 무역 협상을 시작했으나 초기에는 진전이 더뎠다. 팜유 및 삼림 벌채와 같은 문제가 걸림돌이었지만,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방위적인 관세 정책이 협상 타결을 앞당기는 촉매제로 작용했다.
인도네시아 경제법률연구소의 비마 유디스티라 아디네가라 총괄 이사는 AFP통신에 "이번 서명은 적절한 시기에 이뤄졌다"며 "트럼프의 관세 전쟁 때문에 타결됐고, 우리는 유럽에서 대안 시장을 찾아야 했으며 유럽도 진출할 시장이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협정 발효 후 인도네시아의 대EU 수출품 중 약 80%가 무관세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며, 팜오일, 신발, 섬유, 수산물 등 주요 품목이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EU는 인도네시아의 다섯 번째 교역 상대국으로, 지난해 양국 간 교역 규모는 301억 달러에 달했다. EU는 인도네시아의 약 2억 8000만 인구를 가진 시장에 대한 접근성을 더욱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협정은 법적 검토와 공식 문서 번역을 거쳐 EU 회원국 및 유럽의회, 인도네시아 국회의 비준을 받아야 하며, 2027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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