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총리, 8년만에 멕시코 방문…USMCA 재검토 앞두고 '밀착'

내년 7월 협정 재검토…트럼프 관세 압박에 공동 전선 구축

18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의 국립궁전에서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왼쪽)와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오른쪽)이 공동 기자회견을 마치고 악수를 하고 있다. 2025.9.18 ⓒ AFP=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캐나다와 멕시코가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USMCA) 재검토를 앞두고 양국 간 유대와 공조를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18일(현지시간) AFP,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날 캐나다의 마크 카니 총리는 8년 만에 멕시코시티를 방문해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과 회담을 가졌다. 두 정상은 회담 이후 공동 성명을 통해 경제 및 안보 관계를 확대하는 데 동의하고 미국과의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방문은 내년 7월로 예정된 USMCA 재검토를 앞두고 미국, 캐나다, 멕시코 3국이 공식적인 협의를 시작한 가운데 이루어졌다.

2020년 7월 1일 발효된 USMCA는 6년마다 재검토를 거치는 '일몰 조항'을 포함하고 있으며, 2026년 7월 1일 첫 번째 재검토가 시작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협정의 효력을 16년 더 연장할지 여부가 결정된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제조업체에 더 유리한 조건을 요구하며 관세 위협을 가하고 있어, 단순한 '재검토'가 아닌 실질적인 '재협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는 이미 USMCA에 속하지 않는 일부 캐나다 및 멕시코 수출품에 25%에서 35%에 달하는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이러한 조치로 캐나다와 멕시코의 자동차, 철강, 알루미늄 산업은 상당한 타격을 입었고, 양국은 미국과의 협정 재검토를 앞두고 더욱 밀착하는 분위기다.

카니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우리 지역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필요한 조정을 찾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협상을 원하고 있지만, 셰인바움 대통령은 USMCA의 미래에 대해 "낙관적"이라며 "협정이 유지될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로 북미 3국의 연대에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일부 캐나다 고위 정치인들이 트럼프 행정부와 단독 무역 협상을 하는 것이 더 낫다고 제안하며 양국 관계가 악화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회담에서 카니 총리는 캐나다가 미국과 더 나은 무역 협정을 위해 멕시코를 제쳐두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며 "우리는 함께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셰인바움 대통령도 양국이 상호 존중하며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두 정상은 국경 안보와 초국가적 범죄 조직에 맞서기 위한 정보 공유도 강조했다. 카니 총리는 캐나다가 새로운 시장을 찾아야 할 필요성을 강조하며, 멕시코와의 교역량이 지난 30년보다 향후 30년간 훨씬 더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2024년 멕시코와 캐나다 간의 상품 교역액은 약 402억 달러에 불과해 미국과의 교역액에 크게 못 미쳤다. 이에 두 정상은 미국을 통과하는 운송 대신 양국의 항구를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하기로 합의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