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이사 지명자 미란 "트럼프 꼭두각시 아니다" 항변
상원 인준 청문회 "연준 독립성 지키겠다" 강조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 무급 휴직하고 연준 이사직 수행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이사에 지명된 스티브 미란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이 자신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꼭두각시가 아니다"라며 연준의 독립성을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백악관 자문위원장직은 무급 휴직으로 유지한채 연준 이사로 일하겠다고 밝혔다.
미란은 4일(현지시간) 진행된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대통령이 통화정책에 대해 훌륭한 판단을 해왔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나는 모든 출처의 의견을 경청하고, 내 견해를 검증하며 독립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미란의 발언에 의구심을 표했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미란의 연준 합류는 중앙은행의 독립성에 도끼를 들이대는 것"이라고 비판헀다.
그는 트럼프의 2020년 대선 패배 인정 여부와 최근 고용 통계에 대한 조작 의혹에 대한 입장을 추궁했다. 이에 대해 미란은 "(민주당의)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은 의회에 의해 대통령으로 인증됐다"고 답했다.
뉴저지주의 앤디 김 상원의원은 "행정부로부터 금리 인하에 대한 공식 또는 비공식적인 약속을 요구받은 적이 있느냐"고 질문했고, 미란은 "없다"고 답했다.
미란은 현재 백악관 CEA 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이번 지명은 아드리아나 쿠글러 전 이사의 사임으로 생긴 공석을 채우기 위한 것이다. 임기는 내년 1월 31일까지로 제한되며, 미란은 해당 기간 동안 CEA 직무를 무급 휴직 형태로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화당 의원들은 미란의 독립성 발언을 지지하며 청문회에서 그를 옹호했다. 루이지애나주의 존 케네디 상원의원은 "당신은 트럼프의 꼭두각시인가"라고 질문했고, 미란은 "전혀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에 케네디 의원은 "우리는 그 말을 지킬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공화당의 빌 해거티 상원의원은 "연준의 독립성을 강조하는 민주당의 태도는 아이러니하다"며, 바이든 행정부 시절 연준에 이념을 주입하려 했던 민주당의 행보를 비판했다.
현재 민주당은 인준 절차를 막을 수 있는 의석 수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이며, 공화당이 다수인 은행위원회에서 전체 상원 표결로 미란은 인준될 가능성이 높다.
연준은 오는 16~1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통해 금리 정책을 결정할 예정이며, 시장은 0.25%포인트 금리 인하를 예상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 최소 3%포인트 인하보다는 훨씬 낮은 수준이다. 공화당은 미란이 회의에 참여할 수 있도록 인준 절차를 신속히 진행할 방침으로 미란은 이번 회의에 참석해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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