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증권당국 "토큰화 주식, 주주권 없는 투자…보호장치 부족"

"주식 보유와 동일시 오해할 수 있는 구조 설명해야"

암호화폐 이더리움 일러스트 이미지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이른바 '토큰화 주식'은 투자자들의 오해를 유발할 위험이 있다고 유럽의 증권 규제당국이 경고했다. 토큰화 주식은 주로 블록체인 기반 기업의 주가에 연동되지만 실제 주식처럼 법적 소유권이나 의결권은 부여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다.

유럽연합(EU) 증권규제기관인 유럽증권시장청(ESMA)의 나타먀 카제나브 전무는 1일(현지시간) 크로아티아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토큰화 (금융) 상품은 24시간 접근성과 소액투자를 제공하지만 대부분 실제 주주권을 부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토큰화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들은 "실제 주식을 보유한다고 오해할 수 있는 구조"라는 점에서 명확한 설명과 보호장치가 필요하다고 카제나브 전무는 강조했다.

유럽 규제당국의 우려는 세계거래소연맹(WFE), 국제증권감독기구(IOSCO)의 최근 입장과도 일치한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WFE와 IOSCO는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서한을 보내 "토큰화 주식이 실제 주식을 모방한 채 투자자 보호장치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경고는 최근 로빈후드, 코인베이스 등 주요 암호화폐 플랫폼들이 유럽 시장에 토큰화 주식을 출시하며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나온 것이다.

블록체인 업계는 토큰화를 통해 금융 인프라의 효율성, 유동성,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카제나브 ESMA 전무는 대부분 토큰화 프로젝트는 "아직 규모가 작고 유동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