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디지털세, 美빅테크 차별…고율 관세·칩 수출제한 보복"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국 기술기업에 불리한 디지털세를 도입한 국가들을 겨냥해 첨단기술과 반도체 수출 제한 및 추가 관세 부과를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자신의 트루스소셜을 통해 "디지털세는 미국 기술을 해치고 차별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라며 "중국의 대형 기술기업에는 터무니없는 면죄부를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런 행태는 즉각 끝나야 한다"며 "차별적 조치가 철회되지 않으면 해당 국가의 대미 수출에 대해 대규모 추가 관세를 부과하고, 미국의 보호받는 기술과 칩에 대해 수출 제한 조치를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는 디지털세가 아마존, 구글(알파벳), 페이스북(메타) 등 미국 기술 대기업을 겨냥한 역차별적 조치라고 주장해왔다. 미국은 최근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국가 경제안보에 핵심적인 기술에 대해 수출 제한 조치를 강화하고 있으며, 엔비디아 등 주요 기업의 제품이 대상에 포함된다.

이번 경고는 미국과 유럽연합(EU)이 '부당한 무역 장벽을 공동 대응하겠다'는 공동성명을 발표한 지 며칠 만에 나왔다. EU는 전자 전송에 대한 관세는 부과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디지털 규제법(Digital Markets Act, Digital Services Act)은 변경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캐나다는 올여름 디지털세 시행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 철회했으며, 이는 트럼프가 무역 협상을 중단하겠다고 경고한 직후였다. 반면 영국은 검색엔진, 소셜미디어, 온라인 마켓플레이스 매출에 대한 2% 세금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차별적 디지털세를 시행하거나 계획 중인 국가로 지정한 12개국은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 오스트리아, 인도, 터키, 인도네시아, 케냐, 나이지리아, 브라질, 체코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