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0.3% 하락…CPI 앞두고 미중 무역·반도체 수익 분담[뉴욕마감]

트럼프, 중국산 관세 유예 90일 연장…시장, 금리 인하 기대 속 ‘인플레이션 경계’

뉴욕증권거래소 트레이더 ⓒ AFP=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뉴욕증시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두고 하락 마감했다.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정책 방향을 가늠할 주요 인플레이션 지표를 앞두고 관망세를 보였으며, 미중 무역 이슈와 반도체 업계의 수익 분담 논란도 시장에 부담을 줬다.

11일(현지시간)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200.52포인트(0.45%) 하락한 4만3975.09에, S&P 500은 16.00포인트(0.25%) 내린 6373.45에, 나스닥종합지수는 64.62포인트(0.30%) 떨어진 2만1385.40에 각각 마감했다.

CPI 발표 앞두고 금리 인하 기대와 긴장이 교차했다. 7월 CPI는 전월 대비 0.2%, 전년 대비 2.8%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며, 근원 CPI는 0.3% 상승해 연간 3.1%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6월 수치보다 소폭 상승한 것으로, 시장은 이를 연준의 9월 금리 인하 여부를 결정할 핵심 변수로 보고 있다.

현재 시장은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87~90% 수준으로 반영하고 있으며, 연내 두 차례 인하를 기대한다. 하지만 CFRA의 수석 전략가 샘 스토발은 CNBC 인터뷰에서 “시장 기대가 너무 앞서가고 있다”며 “소비가 견조하고 인플레이션이 고착화되면 연준은 딜레마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산 관세 유예는 다시 90일 연장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정 직전 중국산 반도체 제품에 대한 고율 관세 유예 조치를 90일 연장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미중 간 올해 초 체결된 협정의 만료일에 맞춰 발표된 것으로, 트럼프는 “중국의 협조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미중 무역 협상은 최근 스톡홀름 회담에서 관세 유예 연장에 합의했으며, 트럼프와 시진핑 국가주석의 최종 서명만 남겨둔 상태다. 이번 합의에는 희토류 공급 재개, 미국의 기술 수출 제한 완화, 중국 유학생 비자 확대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는 엔비디아와 AMD 등 주요 반도체 기업에 대해 중국 매출의 15%를 정부에 납부하도록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AI 칩 수출에 대한 수익 공유 모델로, 업계에서는 마진 축소와 수출 규제 확대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인텔은 CEO 립부 탄이 백악관을 방문할 예정이라는 보도가 나오며 주가가 상승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탄 CEO의 중국 관련 사업을 문제 삼으며 사임을 요구한 바 있다.

지난주 S&P 500과 나스닥은 한 달 만에 가장 강한 주간 상승률을 기록했으며, 시티그룹과 UBS는 연말 목표치를 상향 조정했다. 그러나 인플레이션 지표가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 랠리는 일시적으로 멈출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모건스탠리의 마이클 윌슨 전략가는 “근원 CPI가 예상치를 웃돌 경우, 방어주 중심의 시장 재편이 일어날 수 있다”며 “반대로 낮은 수치가 나오면 중소형주와 저평가 종목으로의 회전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과 러시아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국제 유가는 반등했으며,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4.22%로 상승했다. 시장은 트럼프-푸틴 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과 러시아산 원유 제재 완화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