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車, 25% 관세 대부분 흡수해 트럼프 입지 키워…아직은"

블룸버그 분석…스바루만 25%, 도요타·미쓰비시는 소폭 인상
"무한정 이윤 줄일 순 없어…점진적으로 미국 판매가 올릴 것"

토요타 자동차의 올뉴 RAV4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21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월드 프리미어 이벤트에서 전시되고 있다. 토요타는 올뉴라브4가 자사의 아레나 소프트웨어 개발 플랫폼을 탑재한 첫 번째 모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2025.5.21ⓒ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일본 자동차 업계가 관세 비용을 대부분 흡수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3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일본의 6개 주요 자동차 업체들 중 3개 업체만 가격을 올렸는데 25% 관세만큼 인상한 업체는 스바루 자동차가 유일하다.

나머지 2개 업체는 세계 1위 자동차 도요타와 미쓰비시로 도요타는 일부 모델 가격을 몇 백 달러 정도, 미쓰비시는 2.1% 수준 올리는 데에 그쳤다. 4월 미국의 신차 평균 가격 전년 동월 대비 2.5% 오른 4만8700달러 수준이다.

일본 자동차업체들이 미국 소비자 가격에 관세를 전가하지 않으려는 의도라고 볼 수 있다. 미국 소비자들에게 극심한 관세 충격이 가해지지 않으면 트럼프의 관세 전략이 먹혀 들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일본의 신중한 접근법은 중국의 빠른 보복과 대조적이라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일본 자동차 업체들이 가격 인상을 주저한 반면 중국의 테무, 쉬인과 같은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미국 소비자 가격은 트럼프의 관세 부과 이후 거의 두 배로 올랐다.

자동차 관세는 교착 상태에 빠진 미국과 일본의 무역협상의 핵심 쟁점이라는 점에서 일본 자동차 업계의 조치가 중요하다. 트럼프의 관세 의지가 강력한 만큼 자동차 관세는 불가피하다는 것이 중론이지만 10% 정도를 일본 자동차 업계는 기대한다.

일본측 협상단을 이끄는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상이 미국 측과 7차 협상을 진행했지만, 양국은 여전히 팽팽히 맞서고 있다. 관세 유예는 7월 8일까지로 협상 타결이 없다면 다음날부터 일본산 제품에 대한 24%의 관세 부과가 시행된다. 트럼프는 일본 관세가 심지어 35%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협상 교착 상태가 장기화하면 궁극적으로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예상한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자동차 컨설팅업체 카노라마의 미야오 타케시 애널리스트는 "불투명한 상황에서 높은 관세를 상쇄하기 위해 이윤을 무한정 줄일 이유는 없다"며 결국 일본 자동차의 가격이 크게 오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일본 제조사들이 자동차 모델사양을 업그레이드하며 가격 인상이 시작될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예상했다. 다만 가격 인상은 점진적으로 이뤄져 25% 관세가 차량 가격에 대부분 전가되는 데에 3~4년 정도 걸릴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