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폭풍 속에서 월마트 실적은 '탄광의 카나리아'

[월가프리뷰]미국 경제 2/3 차지하는 소비 추세 집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행정명령에 서명 행사서 “수입되는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오는 4월 2일께 내놓을 계획이다”고 밝히고 있다. 2025.02.16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이번 주 미국 뉴욕 증시에서는 월마트 실적 보고서가 집중 조명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로 인플레이션 불확실성에 직면한 미국 소비에 대한 새로운 정보가 중요한 시점이다.

뉴욕증시 간판지수 S&P 500은 한 주 동안 약 1% 상승했다. 1월 소비자 물가지수(CPI)가 예상을 상회하며 인플레이션 우려로 올해 금리인하가 없을 위험 속에서도 증시가 회복세를 보인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월가는 미국 경제 활동에서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는 소비 지출의 추세에 집중할 전망이다. 인플레이션이 소비 행동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줄지는 20일 월마트 실적보고서를 통해 더욱 분명해질 수 있다.

월마트는 소비자 지출과 소비 건전성과 관련해 일종의 '탄광 속 카나리아'라고 볼 수 있다고 다코타웰스의 로버트 파블리크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로이터에 말했다. 월마트 실적은 "식품 가격 상승과 휘발유 또는 에너지 가격 상승이 소비자의 재량 지출을 얼마나 많이 파헤치고 있는지"를 보여줄 수 있다고 파블리크 매니저는 예상했다.

아마존과 함께 미국에서 가장 중요한 소비자 기업인 월마트의 논평을 면밀히 주시할 것이라고 밀러타박의 매트 멀레이 수석 시장전략가는 밝혔다. 그는 "중요한 것은 실적 수치와 전망이 아니라 소비자에 대한 논평"이라고 말했다. 월마트의 논평은 소비자들이 "관세에 대해 너무 걱정해 일부 지출을 줄일지"를 투자자들이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S&P 500은 올들어 3% 이상 올랐다. 관세와 연방 정부의 비용 절감, 실망스러운 인플레이션 데이터 등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을 소화하며 증시는 선전했다. 하지만 지난주 1월 CPI 보고서 이후 증시는 소폭 약세를 나타내기도 했다.

1월 소비자 물가는 거의 1년 반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으며 미국인들이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비용 상승에 직면했다.

1월 CPI 데이터는 2월 인플레이션 기대감이 급등하면서 미국 소비자 심리가 7개월 만에 최저치로 하락했다는 설문 조사에 이어 나온 것이라는 점에서도 우려를 낳았다. 설문에 따르면 미국 가계는 트럼프의 관세 위협으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을 피하기에는 너무 늦었을지도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다.

기업 경영진 역시 관세로 인한 잠재적 여파에 대해 고심한다. LSEG 데이터에 따르면 연초 이후 S&P 1500에 속한 약 430개 기업이 실적 발표나 투자자 행사에서 관세를 언급하거나 관세에 대한 질문에 응답했다.

월마트의 보고서에 이어 앞으로 몇 주 안에 주택 개량 업체 홈디포, 할인 소매업체 TJX Cos, 타깃 등 다양한 소비자 기업의 실적이 발표될 예정으로 미국 기업의 4분기 실적 발표 시즌도 마무리된다.

S&P500기업의 거의 4분의 3이 실적을 발표했고 S&P500 기업들의 수익은 15%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년 동기 대비 상승률은 2%로 3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하지만 연초 이후 S&P 500 기업 이익에 대한 기대치가 완만해지면서 일부 투자자들은 실적에 대한 낙관론이 약해졌다고 지적한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여전히 관세는 기업수익에 부담을 주고 인플레이션을 상승시킬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월가의 레이더망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중국에 대한 10% 관세와 철강 및 알루미늄 수입에 대한 광범위한 관세를 발표했으며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한 관세는 연기했고 상호 관세부과를 계획했다.

체리레인투자의 리가 메클러 파트너는 로이터에 "무엇이 협상이고 무엇이 정책인지 아무도 확신할 수 없다"며 "헤지 펀드와 다른 대형 투자자들은 정책의 반전으로 인해 시장이 바로 돌아오는 것을 보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