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소비자 물가상승률 1년래 최저…디플레 수출 효자?

생산자 디플레이션 악화…5개월 연속 하락

중국 동부 장쑤성 남동부 도시 난퉁에 위치한 식료품 가게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지난달 중국의 소비자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이 1년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정부가 강력한 방역 '제로코로나'를 폐기했지만 13억 소비자들은 좀처럼 지갑을 열지 않았다.

공장물가도 계속 하락하며 중국 경제가 코로나19에서 벗어나 회복할 수 있도록 촉진할 정부의 추가 부양을 막아설 장애물은 없어 보인다.

9일 국가통계국(NBS)에 따르면 2월 중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비 1% 올랐는데 이 같은 상승률은 지난해 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로이터 예상치(+1.9%)와 전월치(+2.1%)를 모두 하회했다. 올해 정부가 목표하는 CPI상승률은 전년비 3%다.

핀포인트자산관리의 지웨이 장 대표는 로이터에 "CPI 인플레이션이 약하면 정부가 추가적으로 통화 완화를 시작할 가능성을 열어준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올해 중국의 대규모 통화 완화를 기대하는 이코노미스트들은 많지 않다. 중국 정부는 경기 부양을 위해 지난해 이미 두 차례 은행지급준비율(지준율) 인하를 단행해 대규모 유동성을 시장에 공급했다.

다른 국가들이 수 십년 만에 최고로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고통을 받는 것과 대조적으로 중국은 지난해 대부분을 코로나19 방역에 썼다. 제로코로나로 인해 생산은 차질을 빚었고 수요는 억눌려 물가 상승세가 제한됐다. 하지만 올해 중국도 위드코로나가 본격화해 앞으로 몇 개월 동안 인플레이션이 오를 것이라고 이코노미스트들은 예상한다.

부진한 물가 지표로 인해 투자자들이 중국의 경제회복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며 위안화는 9일 약세를 나타냈다. 글로벌 경제 부진으로 해외 수요가 약해지고 국내는 부동산 침체가 계속되며 중국의 회복이 기대와 달리 강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다.

중국 지도부 역시 올해 성장률 목표를 5% 안팎으로 제시하며 보수적으로 잡았다. 경제 역풍 가능성에 정부도 신중한 목표를 설정한 것이다.

NBS는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느려진 것에 대해 1월 춘제(음력 설) 연휴 이후 주춤해진 수요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부분 신선식품 가격은 이상 고온과 공급 과잉에 떨어졌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핵심 소비자 인플레이션은 1월 1%에서 2월 0.6%로 하락했다.

생산자 물가는 디플레이션(물가하락)이 더 심해져 5개월 연속 떨어졌다. 2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비 1.4% 하락했는데 원자재 비용이 많이 떨어졌다.

지난해 중국 경제는 수 십년 만에 가장 약한 성장세를 보였다. 제로코로나가 거의 3년간 계속 되며 부동산 침체와 민간기업 규제단속도 이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중국 정부는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인프라(사회기반시설) 지출이라는 의례적 전술을 고수할 계획이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