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회의 '샹그릴라 대화'서 피지 "갈등 아닌 '기후변화'가 안보 위협해"

우크라戰·미중 갈등이 핵심 의제였던 회의서 나홀로 '기후변화' 외쳐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과 웨이펑허 중국 국방부장이 11일 (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 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서 장관급 라운드 테이블 오찬에 참석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이서영 기자 = 피지 국방장관은 아시아의 가장 큰 안보 위협은 갈등이 아닌 '기후변화'라고 13일 강조했다.

CNN,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니아 세루이라투 피지 국방장관은 이날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중갈등이 주요 의제로 떠오른 샹그릴라 대화(아시아안보회의)에서 "기후 변화가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큰 안보 위협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샹그릴라 대화는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주관으로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시아안보회의다.

피지, 통가, 사모아를 포함한 태평양 저지대 섬들은 기후 변화로 인한 극한 기후 현상에 가장 취약한 나라들 중 하나다. 피지는 최근 몇 년 간 일련의 열대성 사이클론으로 피해를 입었고, 파괴적인 홍수로 수천 명의 사람들이 집을 떠나면서 피지 경제를 불안하게 만들었다.

세루이라투 국방장관은 "우리의 푸른 태평양 대륙에서 기관총, 전투기, 회색 선박, 녹색대대는 주요 안보 관심사가 아니다"라며 "우리의 존재 자체에 대한 가장 큰 위협은 기후 변화이고 이는 번영에 대한 우리의 희망과 꿈을 위협한다"고 역설했다.

지난 12일 폐막된 회의에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롯해 미국과 중국의 대만 및 남중국해에 관한 갈등 등이 주된 논쟁거리였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과 웨이펑허 중국 국방부장은 양측이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며 해묵은 갈등과 불신만 드러냈다는 평가다.

오스틴 장관은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이 중요하고 전쟁 등을 통한 일방적인 현상 변경에 반대한다고 주장한 반면 웨이 부장은 누군가가 대만을 중국으로부터 분리시키려 한다면 일전을 불사할 것이라며 격돌했다.

그러나 첨예한 갈등이 오가는 중간에서 세루이라투는 태평양 제도에서의 영향력 다툼에 대한 우려를 대수롭게 여기지 않는다면서 다양한 국가들과 협력하려는 의지를 드러냈다.

세루이라투는 연설에서 "피지는 지정학적으로 경쟁으로 위협받지 않는다"며 "우리는 안정성을 얻기 위해 우리가 일하는 방식과 누구와 일하는지를 조정해야 한다"고 일관된 주장을 폈다.

seo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