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면전 위기 덜었지만…美·이란 긴장에 중동경제 '빨간불'
중동 국채 프리미엄 급등…보험 및 운송 비용 압박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전면전으로 치달을 것처럼 보인 미국과 이란 사이의 군사적 긴장이 다소 완화됐지만 그간의 팽팽한 대립때문에 중동 경제에 적신호가 켜졌다. 사우디 유조선들이 호르무즈 해협 이용을 중단해 멀리 돌아가고 중동 국채 프리미엄이 급등하고 있다. 게다가 이란에 대한 새로운 경제 제재까지 예고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이란에 대해 군사력 사용을 원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이로서 양국간 긴장은 다소 수그러들었다. 하지만 이란이 어떤 식의 반격을 다시 할지 안갯속인데다가 미국이 추가적인 경제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경고한 상태다.
같은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같은 상황을 '이란의 공격으로 중동 경제에 포성이 울려 퍼졌다'고 요약했다. 미국과 이란 사이 군사 긴장으로 역내에서 중요한 인적 및 물적 이동로가 막힐 위험에 처했고 이것이 계속되면 중동 전역 경제에 상당한 충격파를 주게 된다는 것이다.
이미 유조선들은 이란과 인접한 페르시아만을 피해 우회로를 찾고 항공사들은 인근 영공의 운항을 취소했다.
WSJ에 따르면 사우디 아라비아의 국영 해운업체 바흐리를 포함해 중동의 2대 해운사들은 핵심 석유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이용한 운항을 중단했다. 업계 3위인 사우디의 아람코 역시 호르무츠 해협을 피하는 우회로를 찾고 있다고 WSJ는 밝혔다.
유조선 운항에 차질이 생기면 에너지 시장 전반에 교란이 발생할 수 있다. 아라비아 반도 동쪽에 위치한 호르무즈 해협은 이란이 마음만 먹으면 통제할 수 있는 석유수송로로 전세계 원유공급량의 20%가 이곳을 지나간다.
또, 미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일부 해운사들의 유조선은 중동의 대표적 친미 국가로 꼽히는 아랍에미리트(UAE) 대신 오만으로 우회하고 있다. 유조선트레킹업체 케이플러는 일부 선박들은 추적시스템을 꺼놓고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거나 페르시아만 통과를 미루고 있다고 밝혔다.
항공기 운항 중단도 이어졌다. 이집트항공, 에미리트항공, 플라이두바이는 8일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를 오가는 여객기 운항을 취소했다. 걸프에어, 플라이나스에어, 로얄요르단항공은 미국이 이란의 군부 실세 거셈 솔레이마니를 제거한 다음날인 3일 이미 항공기 운항을 취소했다. 에어프랑스, 콴타스, KLM, 델타에어라인, 유나이티드에어라인 등 서방 항공사들도 이란과 이라크 영공에서 모든 운항을 중단했다.
중동의 지정학 리스크가 커지면서 이번주 중동 국가들은 글로벌 채권시장에서 더 높은 프리미엄을 내야 했다. 매뉴라이프자산운용의 리차드 세갈 채권 애널리스트는 "이란과 가장 가까우며 이번 미사일 공격을 직접 받은 이라크 국채금리가 급등했다"고 말했다. 최근 중동 정세가 더욱 불안해지면서 전 세계 보험과 운송 비용도 상승해 중동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UAE는 중동의 대표적 친미국가로 이란의 공공연한 위협을 받고 있다. UAE 역시 이란이 예멘, 레바논, 시리아에서 친이란 무장조직들을 동원해 중동에서 세력을 불리는 것에 대해 가장 큰 목소리로 반대해왔다. 이란과 페르시아만을 공유하고, 서방과 아시아 외국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UAE는 중동의 주요 무역 허브 역할을 해왔지만 이번 사태로 경제에서 불확실성이 커졌다.
kirimi9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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