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비트코인 선물가격이 현물보다 13%나 높을까?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10일(현지시간) 비트코인 선물이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 정식으로 데뷔했다. 거래 첫날 비트코인 선물은 24% 상승한 1만7810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현물 가격보다 13%나 높다.

일반적으로 선물가격은 현물가격보다 약간 높은 것이 정상이다. 이자와 보유비용 등이 소요되기 때문에 선물이 현물보다 약간 높은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선물가격이 현물가격보다 13%나 높은 것은 비정상이다. 이 경우, 이론상으로는 현물시장에서 비트코인을 사 선물시장에다 내다 팔면 당장 13%의 차익을 챙길 수 있다.

물론 거래 초기여서 가격이 아직 안정돼 있지 않다. 거래가 계속되면 가격차가 줄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 견해다.

그렇다 해도 현물과 선물의 차이가 너무 많이 나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일단 선물가가 현물가보다 더 높은 것은 비트코인 현물도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요소가 있다. 비트코인은 정식 화폐가 아니다. 아직도 그 가치와 저장 수단으로서의 기능에 의구심을 표현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지금은 코인당 1만7000달러 선을 넘지만 어느 순간 ‘제로’달러가 될 수도 있다.

따라서 비트코인 시장에는 관심이 있는데, 위험한 비트코인을 직접 사지 않도고 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선물시장이다.

비트코인 현물시장에서 결제를 하면 비트코인을 받는다. 그러나 선물시장에서 비트코인 선물을 결제하면 현금을 받는다. 비트코인은 아직 가치가 확정돼 있지 않다. 만약 비트코인의 가치가 떨어지면 한순간 의미 없는 가상통화가 되고 만다. 그러나 선물시장은 가치가 떨어져도 현금을 받을 수 있다.

다시 말해 위험한 비트코인에 직접 투자하지 않고도 비트코인 관련 투자를 할 수 있는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선물가가 현물가보다 현격하게 높은 것은 선물에 이 같은 '안전' 프리미엄이 붙어있기 때문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분석했다.

개인 투자자뿐만 아니라 기관투자자들도 이제 비트코인 투자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 그동안 기관투자자들은 안전성을 이유로 투자를 피해 왔다. 그러나 CBOE는 사설 거래소가 아니라 정부의 인가를 받은 공인 거래소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많은 기관투자자들이 비트코인 선물시장에 들어올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뿐 아니라 선물가격과 연계한 증권사 ETF(지수연동형펀드)도 곧 출현할 전망이다. 이미 미국의 두 자산운용사가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비트코인 기반 ETF 출시 허가를 신청했다. 렉스셰어스 LLC와 반에크 어소시에이츠는 11일 미국 SEC에 비트코인 ETF 출시 허가를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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