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달러 약세몰이'…"3가지 까다로운 수단들"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서울=뉴스1) 민선희 기자 = 지난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강한 달러라는 것이 "그저 듣기에만 좋을뿐"이라며 달러화 강세에 대해 노골적인 불만을 재차 표출했다. 펄크럼자산운용의 개빈 데이비스 회장은 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칼럼에서 "지난 1995년 이후로 견지되어 온 미국의 강한달러 정책이 바뀌고 있다는 추가적인 증거"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그는 트럼프가 달러화를 약세로 몰 수 있는 방법을 크게 3가지로 예상했다. 실행하기에는 모두 까다로운 장벽이 있다고 부연했다.

따라서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달러 약세를 원하고 있다는 것은 확실하나, 그의 강력한 의지 자체가 미국 달러 추세에 큰 영향을 미칠지는 의심스럽다고 평가했다.

◇ 외환시장 개입

가장 확실한 방법은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에게 지시해 외환시장에 직접 개입하게 하는 것이다. 달러를 팔고 외환보유액을 늘리는 것이다. 기술적으로는 연방준비제도의 손에 의해 시행될 것이다. 지난 1990년대 이후 미국의 직접적인 외환시장 개입이 전쟁이나 테러 사건 등과 관련이 있을 때만 이례적으로 시행됐던 것을 감안하면 시장에 강력한 신호를 전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행동은 미국이 공개적으로 환율조작국이 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따라서 다른 국가들의 보복 개입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외화매입 과정에서 달러가 대거 풀리기 때문에 미국의 통화 환경이 지나치게 완화된다. 연준이 금리를 보다 빠르게 인상하도록 하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 연준 인사권 활용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준비제도 이사회에 극단적인 비둘기파 인사를 임명하는 방식으로 달러 약세를 유도할 수 있다. 현재 연준 이사 7석 중 3석이 공석이며, 추가로 두 자리가 향후 12개월 안에 교체돼야한다.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은 "저금리 정책을 좋아한다"며 옐런 의장의 연임 가능성도 열어 두었다. 그러나 완화적 성향의 연준 이사 인선은 매파적 성향의 연준을 수년간 주장해 온 공화당의 반대에 부딪칠 수 있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이 비둘기파 의장을 임명한다고 해도, 후임 의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달러 약세 정책을 지원하기 위해 미국의 인플레이션 상승을 방관하지는 않을 것이다. 따라서 이 방법이 효과가 있으려면 '물가 안정'이라는 연준의 정책 목표까지 변경해야 한다. 그러나 의회 승인을 얻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매파 성향의 의장을 원하는 공화당의 반대 뿐 아니라, 정책목표 변경이 공감을 얻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 보호무역주의 위협

국내에서 시행할 수 있는 2가지 방법에 실패할 경우, 트럼프에게 남은 전략은 해외로 향하게 된다. 미국에 대해 불공정 무역을 하고 있는 것으로 간주되는 일부 국가들을 상대로 보호무역정책을 협박하는 것이다. 이 방법은 이미 주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말 이후 나타난 달러 대비 아시아 통화 가치의 상승은 중국·일본·한국·대만 같은 아시아 국가들이 트럼프의 보호무역정책을 피하기 위해 자국 통화 가치 상승을 기꺼이 받아들인 덕이다. 미국은 최근 몇십년 동안 엔화 대비 달러 가치를 끌어올리는데도 비슷한 전략을 사용해왔다.

다음번 협박 기회는 미국 상무부가 불공정무역관행 보고서를 발표하는 오는 6월 쯤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 전략이 그때도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여부는 불확실하다. 실제로 미국이 이런 보호무역주의를 두고 압박을 가할 경우, 몇몇 무역 상대국은 미국 관세효과를 상쇄하기 위해 오히려 자국 통화 가치를 절하할 가능성이 있다.

강한 달러 정책의 끝이 달러화 강세의 끝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칼럼을 쓴 데이비스는 미국 무역 상대국이 자국 통화가치를 기꺼이 끌어올려준다면 부분적으로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진정한 달러화 약세장이 나타나려면 연준의 긴축 통화 정책 포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그 날이 머지 않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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