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약한 달러'…실행할 능력과 수단은 있나?
펀더멘털은 트럼프 편…연준 인사권 활용할 수도
- 민선희 기자
(서울=뉴스1) 민선희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달러 강세를 재차 비난하고 나섰다. 달러 강세와 약세를 오가던 기존의 모호한 태도에서 벗어나 보다 노골적으로 자국 통화 약세를 유도했다. 그의 약달러 지지 발언은 통화 가치에 제한적 영향을 끼치겠지만, 트럼프 정책의 영향력은 무시할 수 없다고 14일 파이낸셜타임즈(FT)는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독일, 일본, 중국을 환율조작국이라고 비난하며 그들이 수출 경쟁 우위 확보를 위해 통화를 고의적으로 약화시켰다고 주장해왔다. 달러의 강세보다는 특정 통화들의 약세에 초점을 맞춘 발언이었다. 그러나 지난주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는 "달러가 너무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략가들은 그의 모순에 빠르게 반응했다. 마크 챈들러 브라운브라더스해리만 외환전략가는 "다른 나라 지도자가 그처럼 말했다면, 통화를 조작했다고 비난했을 것"이라 말했다.
강한달러는 1990년대 빌 클린턴 행정부의 로버트 루빈 재무장관 이후로 계속되어 온 미국 행정부의 기본 입장이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 전통을 폐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달러 강세의 좋은 점은 "그저 듣기 좋다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과연 달러 약세를 얼마나 유도할 수 있을 지, 그 능력과 수단에 금융시장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일단 효과가 있었다. 지난 12일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으로 달러는 유로 대비 0.4% 내렸으며, 엔화에 대해서도 달러의 가치가 하락했다.
그러나 존 노르만드 JP모건 외환 전략가는 "통화·재정·무역 정책이 달라지지 않는 한 미국이 달러 강세를 선호하는지, 약세를 선호하는지에 대한 성명은 시장 내 하루 변동의 요인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앨런 러스킨 도이체방크 통화전략가는 "경제 펀더멘털이 달러 약세를 가리키고 있을 때 트럼프의 달러 약세 유도 발언은 힘을 가질 수 있다"고 밝혔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올해 1.7% 하락했다. 그러나 자신있게 달러 랠리가 끝났다고 진단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관건은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이다. 키트 주크스 소시에테제네랄 전략가는 "연준이 아직 긴축에 나서지 않았다"며 "경제는 아직 완전히 성장하지 못했고, 아직 수익률이 최고치를 경신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관점에서 올해 연준의 3번째 금리 인상에 대한 시장 기대는 상당히 줄어들었다"고 덧붙였다.
전략가들은 달러에 대한 트럼프의 발언이 기저 흐름을 뒤집기에는 제한적이지만, 대통령의 행동은 기저 흐름을 상당 부분 형성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노르만드는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 이사 임명권은 달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주 채권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의 연임 가능성을 시사한 것을 놓치지 않았다. 옐런 의장은 점진적 금리 인상을 주장하며 달러화 강세에도 부정적이다.
리 하드먼 MUFG 통화전략가는 "트럼프 대통령이 옐런 의장과 현행 저금리 정책에 대해 지지를 표했다는 점은 눈여겨 볼만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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