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같은 고수익 찾기"…아시아 정크본드에 자금 밀물

中 석탄광산 영구채에 은행 자금 9대1 경쟁 벌여

한 중국 광부가 석탄을 수레에 싣고 있다.ⓒ AFP=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아시아가 정크본드(투자부적격 채권, 고수익 채권) 발행을 주도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올 들어 전세계에서 발행된 고수익채권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가 넘었다. 금융정보업체 EPEF글로벌에 따르면 글로벌 정크본드 펀드에 유입된 자금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모두 70억달러를 기록했다. 4개월 연속 자금이 유입됐는데 2014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정크본드 수요가 막대해지면서 미국은 물론 이머징에서도 국채대비 수익률 격차(스프레드)가 수 년래 최저로 좁혀졌다. 지난 7일 미국에서는 스프레드가 3.86%p로 지난달 2일 기록했던 2014년 여름 이후 최저 기록 3.55%p에 근접했다. 같은 날 이머징의 스프레드 역시 4.47%p를 기록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에 가까웠다.

특히 아시아 정크본드가 막대하다. 싱가포르 소재 웨스턴자산관리의 스위 칭 림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매일 전쟁처럼 밸류를 찾고 있다"며 "아시아의 고수익 채권(정크본드)보다 흥분되는 것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대 승자는 발행 주체인 정크 등급의 기업들이다. 지난해 시장에서 외면당했던 광산업체, 원유 및 가스 생산업체, 기타 에너지 업체들이 주도했다. 딜로직에 따르면 올해 규모로 볼 때 6대 정크본드 발행 가운데 절반이 원자재 관련기업에서 나왔다. 최대 발행은 지난 1월 브라질 국영석유기업 페트로브라스로 40억달러를 조달받았다. 특히 주목할만한 발행건은 지난 7일 성사된 중국 양저우 석탄광산업체의 영구채(5억달러)였다. 쿠폰금리는 5.75%로 시장의 예상보다 0.5%p 낮았다. 주관사에 따르면 대부분 아시아 은행들을 중심으로 45억달러 규모의 응찰이 이뤄졌다.

원자재 가격이 회복되면서 고수익채권의 디폴트율은 떨어졌다. 국제신용평가업체 피치에 따르면 미국 정크본드의 디폴트율은 지난 2월말 기준 4.2%를 기록했다. 올해 중간에는 3%를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6년 만에 최고로 치솟았던 지난해 7월(5.1%)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 아시아의 경우 올해 말 정크본드의 디폴트율이 3.1%를 기록할 것이라고 무디스는 전망했다.

홍콩 소재 피델리티 인터내셔널의 브라이언 콜린스 채권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성장은 좋고 신뢰도 돌아 오고 있다"며 "시장이 진짜 스윗스팟(최적점)에 위치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정크본드 발행이 급증한 것을 놓고 글로벌 경제의 개선 신호로 해석한다. 기업 이익이 늘고 상품 가격이 지지되고 이머징마켓의 수출이 늘어나고 있다는 낙관론이다.

하지만 스프레드가 축소되면서 리스크에 비해 보상이 부족할 가능성도 있다. 무디스는 금속과 광산섹터가 여전히 상당한 압박에 놓였다며 12월까지 12개월 동안 디폴트율을 7.6%로 예상했다. 한 뱅커는 WSJ에 "매도세가 있으면 시장이 급변할 수 있다"며 "과거에도 시장이 흔들리면서 사실상 폐쇄된 적이 있다"고 말했다.

kirimi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