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기록적 채권 수요…"성장전망 비관 + 주식 우려"

강한 매수세에 미국과 이머징 채권 역대최대 발행

뉴욕증권거래소(NYSE). ⓒ AFP=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투자자들이 새로 발행된 채권을 기록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1분기 이머징 마켓에서 달러 표시로 발행된 회사채와 국채는 1785억달러를 기록했다. 1분기 발행 규모로는 사상 최대다. 미국에서 정크(투자부적격) 등급의 회사채는 796억달러 발행돼 1년 전에 비해 두 배에 달했다. 미국의 투자등급 회사채도 4145억달러 발행돼 분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기록적 채권발행은 그 만큼 투자자들이 가파른 성장 가능성을 비관한다는 의미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해석했다. 미국 경제가 9년째 확장세를 향하고 있지만 저성장에서 벗어나지 못함에 따라 투자자들의 고수익 열망이 그만큼 강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실례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회사채나 이머징 채권은 일반적으로 위험이 낮은 국가의 국채보다 높은 수익률을 준다. 최근 고평가 인식이 강해진 미국 주식보다 덜 위험한 것으로 평가된다.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 수석경제고문은 "과거 거래방식을 폐기하려면 엄청난 증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미한 성장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를 상대적으로 낮게 유지할 수 밖에 없는 것도 투자자들이 채권시장으로 눈을 돌린 이유다. 금리가 상대적으로 낮게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은 3월 미국 고용지표로 더 확고해졌다. 신규 고용 증가폭은 10개월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지난 5일로 끝난 한 주 동안 미국 정크본드 펀드에 순유입된 자금은 25억달러로 지난해 12월 이후 최대였다. 이머징마켓 채권펀드에는 10주 연속 순유입이 이뤄졌다. 반면 미국 주식펀드에서는 145억달러가 순유출됐다. 1년여 만에 가장 많은 자금이 빠져 나갔다.

물론 경제가 침체에 빠지면 채권도 문제에 직면한다. 마이너스 성장은 기업의 재무건전성을 훼손해 디폴트(채무상환불이행)를 촉발, 채권펀드에서 자금유출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데이비드 라페티 나티시스글로벌자산관리 수석 투자전략가는 "금리가 오르면 투자자들이 채권에서 빠져나와 주식으로 간다는 이론이 있지만 여기에는 놓치는 것이 있다. 채권시장은 스스로 조정하는 메카니즘이 축적됐다는 점에서 금리가 오를 수록 투자 매력이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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