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먼 내년 4대 키워드…포퓰리즘·물가·재정정책·탈규제

2017년 세계 경제 및 시장 전망 보고서

미국 뉴욕. ⓒ AFP=뉴스1

(서울=뉴스1) 이정호 기자 = 골드먼삭스가 2017년 세계 경제와 시장을 전망하면서 포퓰리즘, 인플레이션, 재정정책, 탈규제라는 4가지 키워드를 제시했다.

골드먼은 내년 전망 보고서에서 글로벌 성장 회복을 대체적으로 낙관했다. 골드먼은 "많은 국가들이 성장을 확대할 것"이라며 익스포저를 "전통적인 자산인 주식과 채권을 넘어 넓혀갈 것"을 제안했다. 골드먼이 제시한 내년 예상되는 4가지 대전환을 소개한다.

◇ 세계화 지고, 포퓰리즘 뜨고

골드먼은 세계화 움직임이 분명하게 둔화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내년에도 포퓰리즘이 더욱 기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계 경제가 지난 수년간 둔화하고 소득 불평등이 심화한 데 대한 반감이 크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반감은 시민들이 이민개혁, 보호무역 정책 등을 지지하는 양상으로 표출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이러한 추세가 계속될 개연성이 높다.

이미 포퓰리즘 물결은 올해 전 세계를 휩쓸고 지나갔다. 브렉시트(Brxit,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 이탈리아의 개헌 국민투표 부결 등이 이를 반증한다. 골드먼은 이 같은 추세가 내년에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하며 각국의 포퓰리즘적 움직임을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 스테그플레이션에서 인플레이션으로

저물가 저성장의 스테그플레이션 우려는 이제 인플레이션 기대로 옮겨갔다. 골드먼은 '이제 미국이 잠재적 장기침체에서 인플레이션 패러다임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노동시장이 타이트해지고 유가 반등에 따른 기저효과가 나타나고 확장적 재정정책에 대한 기대가 높다. 물가와 기대 물가는 이미 확실하게 저점에서 벗어났다고 골드먼은 평가했다.

◇ 통화정책?…재정정책!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 AFP=뉴스1

골드먼은 내년 세계 주요 경제들의 통화정책이 정반대의 양상을 나타낼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은 긴축 정책을, 유럽과 일본은 완화 정책을 펼칠 것이라는 설명이다.

골드먼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내년 두 차례 정책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FOMC는 내년 세 차례에 걸쳐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반면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BOJ)은 보다 완화적인 모습을 보이며 양적완화의 ‘한계치’에 도전할 전망이라고 골드먼은 분석했다.

특히 미국과 유럽에서 경제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재정지출 확대 카드를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지난 수년간 이들 정부는 불필요한 재정 지출을 줄이려는 노력을 해왔지만 내년에는 완전히 추세가 바뀔 수 있다.

실제로 트럼프는 1조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를 공언하고 있다. 그는 선거기간에도 사회간접자본 투자를 주요 공약으로 내걸며 앞으로 10년 간 도로, 다리, 공항 등을 건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골드먼은 통화정책 중심이던 각국 정부의 재정부양책이 재정정책으로 옮겨가는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서로 다른 정책들이 ‘조화’를 이루며 경제 성장과 기업 실적을 촉진하는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부채 상승, 신흥국 경제 불확실성 증대라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 규제 강화에서 탈규제로

영국 런던. ⓒ AFP=뉴스1

골드먼은 내년 한 해가 규제완화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골드먼은 현재 투자자들이 재정지출에 보다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실제로는 규제완화가 내년 경제 성장과 증시에 보다 강력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미국의 경우 트럼프가 규제완화를 주요 공약으로 내걸고 있는 만큼 어떤 식으로든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특히 기업들의 자본 접근을 보다 쉽게 허용하는 동시에 창업에 대한 규제도 대폭 완화시킬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트럼프는 도드-프랭크 법안 일부를 폐기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 법규는 금융 위기 재발을 막기 위해 오바마 행정부가 강화한 금융 규제를 골자로 하고 있다. 은행들이 위험한 투자에 나설 경우 더 많은 자본을 보유하도록 요구한다. 하지만 트럼프는 해당 법안이 경기 회복은 물론 경제 성장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거듭 주장해왔다. 이에 금융기업들의 주가는 최근 뉴욕증시에서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규제완화 움직임은 유럽에서도 확산할 전망이라고 골드먼은 지적했다. 특히 지난 6월 일부 기업들이 브렉시트를 지지한 주요 원인으로 규제를 지목하고 있어 규제완화 물결이 유럽 전역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유럽의 금융기관들 역시 지난 금융위기 이후 불었던 규제바람에 조직적으로 대항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국 역시 구조개혁을 성공적으로 진행하는 동시에 경제 성장률을 유지하기 위해 부양책과 규제를 적절한 비중으로 도입할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내년 세계 경제에 ‘규제완화’ 경쟁이 일어날 수 있다고 골드먼은 지적했다.

앞서 그레이그 플래밍 모건스탠리 자산운용부문 전 사장은 "규제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완전히 달라졌다"며 시대정신이 규제 완화 쪽으로 완전히 기울어졌다고 분석했다. 금융위기 직후에는 규제강화 필요성이 강조됐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고 그는 진단했다.

jh.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