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시대 이머징, 다 죽는 것 아니다…선별 투자"

"美 성장 가속은 좋은 것…펀더멘털 옥석 가려야"

(서울=뉴스1) 박병우 기자 = "트럼프 시대에도 선별적 신흥통화 투자는 가능하다."

지난 2013년 긴축 발작(taper tantrum)과 달리 트럼프 발작의 경우 무조건 신흥통화에 부정적으로 받아들여서 안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발작의 원인이 다른 만큼 대응전술도 달라야 한다는 게 경제분석기관 롬바르드의 충고다. 긴축 발작은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를 시사한 후 신흥통화·주가가 급락한 현상을 의미한다.

9일 롬바르드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후 미국 국채수익률이 속등하면서 신흥통화에서 발작 현상이 일어날 것이란 우려감이 높았다. 그러나 한 달이 지난 현재 트럼프 발작은 2013년 긴축 발작대비 '새발의 피'에 불과했다. 미국 회사채부터 신흥 외채와 자국통화 표시 채권까지 긴축 발작 때의 낙폭을 크게 밑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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롬바르드는 "심지어 트럼프 이후 미 국채 수익률이 0.5%포인트 이상 올랐음에도 일부 신흥통화의 투자수익률이 흔들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사실 연초 수준과 비교하면 미 국채 수익률 상승폭도 0.1%포인트에 불과하며 신흥통화 외환지수(MSCI FX)는 3% 올랐다. JP모건의 신흥통화지수(JPM)로는 1.5%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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롬바르드는 "대형 신흥국 중 터키·브라질·멕시코에 대한 불안감에도 불구하고 신흥시장의 전체 통화가치는 우려만큼 급락하지 않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여름 골칫거리였던 위안화 급락에 따른 신흥통화의 낙폭에도 훨씬 못미치는 수준이다. 물론 중국의 경우 자본유출이 계속되고 부양책 소진에 따른 성장 둔화 가능성이 남아 있어 여전히 경계 대상이다.

긴축 발작 대비 미미한 이번 트럼프 현상에 대해 롬바르드는 "무엇보다 발작의 원인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지난 2013년의 긴축 발작은 금융시장의 무기한 양적완화 기대감을 꺾어 버린 연방준비제도에 대한 배신감(?) 표현이었다. 그러나 트럼프 발작은 지난해 12월 첫 금리인상 이후 긴축 전망이 밑바탕이 깔린 경제 여건속에서의 채권 매도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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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3년의 긴축 발작은 연준 자산매입 규모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까지 반영된 채권 수익률곡선의 베어-스티프닝(단기물대비 장기물 금리 상승폭이 큰 현상)이 결합한 경우이다. 반면 트럼프 발작은 재정지출 확대에 의한 리플레이션(물가 상승)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다.

즉, 긴축 발작은 단순한 할인율 충격이었으나 트럼프 발작에 따른 채권 매도는 경제 성장 개선 가능성을 반영한 것이다. 미국의 경제 성장 개선은 크게 보면 신흥국에 나쁘지 않다. 따라서 신흥통화가 크게 발작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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롬바르드는 "다만 보호무역주의, 달러유동성 경색, 중국의 큰 폭 둔화 등 신흥통화를 위협할 잠재적 불안 요인은 남아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보호무역주의의 후보시절 때 외쳤던 극단적 공약에서 'U-턴'할 가능성을 감안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또한 감세로 인한 경제성장의 긍정적 측면과 국회승인 과정에서 수정될 부문도 고려해야 한다.

달러유동성 경색은 달러 부채 증가 속에서 강달러 현상까지 출현되면서 형성 중인 우려감이다. 이에 대해 롬바르드는 전 세계 총부채규모가 152조달러(약 17경 3660조원)까지 증가했으나 지난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같은 위기의 재발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평가했다. 늘어난 것은 주로 선진국 정부의 부채로 저금리 등을 감안하면 상환 위험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다.

중국의 큰 폭 둔화는 고수익률 신흥통화에 부정적일 수 있으나 내년 신흥통화를 바라보는 기본 시나리오는 완만한 중국의 둔화와 미국의 성장 가속으로 신흥통화에 균형적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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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사례도 있다. 경기순환적 리플레이션에 대한 반응으로 2000년대 초반 미국 국채수익률이 1.8%포인트 상승했을 때 신흥통화의 가치는 훼손되지 않았다고 롬바르드는 상기했다. 롬바르드는 "트럼프 시대에도 신흥통화 캐리(carry) 투자는 유효하다"고 추천했다. 단, 펀더멘털 취약성이 낮고 가치평가 승수 매력이 높은 통화(남아공 랜드 등)를 중심으로 한 선별적 대응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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