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리먼 사태가 美경제에 남긴 '불평등'
- 정세진 기자
(서울 로이터=뉴스1) 정세진 기자 = 5년 전 리먼 브라더스의 파산이 남긴 유물 중 아마도 가장 나쁜 것이 바로 미국 사회의 '불평등' 확대이다. 리먼 브라더스 파산당시 많은 금융 기관들이 파산으로 가기 쉬운 취약한 시스템을 지니고 있었다.
하지만 조지 부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취약한 금융기관에 책임을 묻기보다는 이들에게 피난처를 제공하고 보호해주는 방법을 택했다.
당시 미국 정부는 대형 은행들에게 긴급자원을 지급하고 그들만의 성벽을 마련해 주는데 바빴고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은 얼어붙은 경기를 되살리기 위해 양적완화책을 단행했다.
그결과 대형은행들은 다시 활력을 찾았지만 자산 가격 상승이라는 부작용을 낳았다.
리먼 브라더스 파산이후 미 정부가 단행한 긴급자금 지원과 세차례에 걸친 양적완화 효과에 대한 많은 논란이 있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이들 정책이 경제적 불평등을 낳았다는 점이다.
지난 1947년 인구조사국이 경제통계를 발표한 이후 소득불평등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왔다.
지난 2007년 소폭 완화되기는 했지만 이후 소득불평등 수준은 매년 계속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해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소득불평등 수준은 나미비아, 짐바브웨, 스위스, 덴마크에 이어 세계 5위 다.
특히 양적완화 정책은 자산 소유에 있어 소수 편중현상이 위기 수준까지 치닫고 있는 가운데 자산가격을 부풀림으로써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양적완화의 본래 목적은 시중 유동성 증가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소득이 늘었다고 느끼며 지출을 늘리는 이른바 '부의 효과'였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양적완화는 일시적일 수도 있도 아닐 수도 있다. 자산가격 상승은 영원히 지속되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양적완화가 더 오래 지속되면 될 수록 문제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대형은행은 절대로 망하지 않는다는 '대마불사'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상황에서 대형은행들은 현재 '값싼 지원'을 등에 업고 불공정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한 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면 그 산업은 가격을 낮추고 양질의 제품을 생산하는 기술 향상을 게을리하게 된다.
현재 실물경제를 보여주는 소매와 무역이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든 반면, 금융 부문은 지난 1980년 15%에서 현재 22%로 상승했다. 그리고 이러한 상승추세는 1920년대 경제대공황 이래 최악의 금융위기에 직면해서도 계속됐다.
요약하자면, 지나치게 비대해진 금융 산업은 실물 경제를 위축시켰고 그로 인한 혜택은 고객이 아닌 금융권 내부자들에게만 돌아갔다.
이제 우리는 어설픈 정책이 남겨놓은 또다른 위기를 기다리고 있는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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