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노믹스'의 빗나간 화살..대출금리까지 상승

아베 신조 (安倍晋三) 일본총리. © 로이터=News1

아베 신조 (安倍晋三) 일본총리의 20년 불황타개 프로젝트인 '아베노믹스'가 결국 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짙어지고 있다.

지난 4월 초 일본은행은 장기금리를 낮춰 투자를 활성화하고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전례없는 수준의 자산매입 정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2개월 만에 장기금리가 하락하기는 커녕 국채금리가 상승하고 은행들이 앞다퉈 프라임 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한 것이다.

프라임금리는 '우대금리'로 불리며 금융기관들이 신용도가 좋은 고객에게 적용하는 최저금리로 '대출금리의 기준'으로 간주된다.

금융시장에서 기준금리로 활용되는 일본국채 수익률은 2개월만에 두배가까이 폭등하면서 금융시장 전체가 뿌리채 흔들리고 있다.

일본 국채를 통해 더 이상 이윤을 낼수 없는 시중 은행들이 국채를 시장에 내다팔기 시작했고 이에 국채금리는 지난달 말 1%까지 치솟았다. 일본 시중은행들은 일본은행이 공격적인 양적완화를 발표한 4월에만 보유중인 일본국채에서 11%를 매각했다.

대형은행들은 또한 일본국채로 인한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프라임금리를 인상했고 그 여파는 일본 기업들의 투자심리를 크게 약화시켰다.

결국 아베 총리가 지난 4월 1조4000억 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자산매입을 발표했을 당시 기대했던 효과와는 정반대의 모습을 채권시장이 보이고 있는 것이다.

프라임 금리 상승에 일본 국민들은 1년 대출금리를 2년까지 동결해 줄 것을 기대했으나 그나마 지난주 일본은행은 통화정책회의에서 '보류'를 결정했다.

일본 매크로 자문의 오쿠보 다쿠지 선임경제학자는 "양적완화(QE) 정책의 목표는 보다 많은 국채를 매입하는 것이 아니다"며 "국채 매입은 수단일 뿐이며 궁극적인 목표는 금리를 낮추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QE는 국채금리가 낮은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는 확신을 시장에 심어주어야 하는데 일본은행은 이에 실패했다"고 덧붙였다.

기준물인 일본 국채 10년 수익률은 역사적으로 최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다른 국가 국채와 비교해도 매우 낮은 편이다.

그러나 일본은행이 지난 4월4일 대규모 자산매입정책을 발표한 다음날 국채 10년물 수익률이 사상최저치인 0.315%에서 0.5%로 급등하더니 결국 지난달 말 1%를 기록했다.

일본은행이 구상했던 양적완화 효과는 매달 발행되는 국채의 70%를 매입해 장기금리를 낮추는 것이었다. 그런데 일본은행의 '2년내 2% 물가상승률' 목표에 따라 보유 국채에서 실질금리 손실이 발생할 것을 우려한 은행과 다른 투자자들이 일본국채를 매각하면서 국채금리가 상승해버린 것이다.

파이브리지 인베스트먼트의 마쓰카와 타다시 채권부문 책임자는 "높은 인플레이션율과 낮은 명목금리 간에 충돌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베노믹스'에서 최악의 시나리오는 국채투매가 심화하면서 국채금리가 계속 상승하는 것이다. 일본의 국채는 국내총생산(GDP)대비 230%로 선진국 중 최고 수준이다.

조지 소로스 자문을 역임했던 후지마키 다케시 후지마키 재팬 회장은 "일본은행은 현재 일본국채시장을 통제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일본은행은 이미 일본국채를 통제할 만한 모든 수단을 소진했기 때문에 국채금리가 상승하고 있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일본 3대은행인 뱅크오브도쿄-미쓰비시 UFJ, 미즈호은행, 스미토모 미쓰이 은행 등은 국채 수익률 상승을 예상해 10년 고정금리를 4월의 1.35%에서 5월에는 1.4%, 6월에는 1.6%로 각각 인상했다. 결국 이들 은행은 국채를 지속적으로 매각하면서 장기금리를 계속 인상시켜온 것이다.

이에 일본 주요 시중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일본국채는 4월 현재 전월대비 10.8% 하락한 96조2700엔을 기록했다. 이로써 지난 2011년 6월이래 처음으로 100조엔 미만으로 감소했다.

투자자들은 글로벌 양적완화의 기조변화에 우려감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달 22일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의장의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 발언에 국채 뿐 아니라 증시와 외환 시장에서도 유동성이 크게 증가했다. 투자자들은 이제 오는 18일 부터 이틀간 진행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를 긴장속에서 주목하고 있다.

지난주에는 일본은행의 "추가 양적완화는 없다"는 발언에 실망감을 보이며 매물을 쏟아냈다.

미쓰비시 UFJ 모간스탠리 증권의 무구루마 나오미 선임전략가는 "(양적완화 기조변화로 인해) 아베총리의 정책결정이 어려워졌다"면서 "아메노믹스가 성공이냐 실패냐를 판단기에는 아직 이르지만 일본국채 시장에 관한한 일본은행의 양적완화책은 시장변동성을 키웠고 투자자들에게 많은 혼란을 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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