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애플의 기막힌 조세회피.. 배후에 아일랜드 稅法
애플이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세금을 회피한 배경으로 아일랜드 세금제도가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아일랜드가 외국인 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해 만든 외국인투자자 특혜제도가 애플이 세금을 회피하는 '구멍(loophole)'이 된 것이다.
21일(현지시간) 미 상원 상설조사 소위원회는 21일 애플이 "전세계 어디에도 조세거주지로 신고되지 않은" 아일랜드 소재 자회사 세곳을 통해 수십억 달러를 회피했다고 폭로했다.
법인등기를 한 곳이 조세주소지가 되는 미국세법과 조세주소지 없이 법인등기를 할 수 있는 아이랜드 세법의 차이를 노려 애플은 세계 어느곳에도 조세거주지를 신고하지 않는 '기막힌 절세전략'을 구사한 것이다.
방법은 미국에 법인등기를 하지않고 아일랜드에 법인등기를 한 뒤 조세주소지 면제조항을 활용하는 것. 이를 위해 애플은 미국과 아일랜드에 세금환급도 신청하지 않았다.
결국 지난 3년동안 애플은 740억달러의 해외수익 가운데 2%만을 세금으로 냈다.
애플은 1980년 아일랜드에서 애플오퍼레이션즈 인터내셔널(AOI) 등 자회사 3개에 대해 법인등록을 하고 2006년에는 무한책임회사로 신고했다. 아일랜드 세법에 따르면 무한책임회사는 연간세금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
피터 베일 그랜트쏜튼 세금담당 이사는 아일랜드에서 등기법인이 조세주소지를 갖지 않는 경우가 흔치 않지만 불법은 아니라고 말했다.
애플이 아일랜드에 조세주소지를 갖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아일랜드 조세법에 국외에서 "아일랜드 법인의 주요 활동"을 관리하는 경우 아일랜드에 조세주소지를 갖지 않는 것으로 간주한다는 내용의 규정이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국과 아일랜드간 이중과세방지협정에 따라 아일랜드에 법인등록을 한 이상 미국에도 납세할 필요가 없었다.
상원보고서에 따르면 AOI와 애플세일즈인터내셔널(ASI)은 미국에서 이사회를 개최했으며 대다수 이사회멤버들은 미국에 거주하고 있다. 이는 아일랜드 법인이 아일랜드 경영진의 통제를 받고 있지 않다는 근거가 됐다.
상원 보고서가 공개한 애플문건에 따르면 팀 쿡 최고경영자(CEO), 피터 오펜하이머 최고재정책임자(CFO) 모두 2000대 중반 아일랜드 법인의 이사회멤버로 있었으며 이사회는 애플 본사가 있는 캘리포니아 쿠퍼티노에서 열렸다.
이 때문에 애플이 현지법인에 4000명을 고용해 유럽지역의 아이폰, 아이패드, 맥킨토시 컴퓨터 등을 판매하고도 세금을 거의 내지 않을 수 있었다.
게다가 아일랜드법인 3곳을 무한책임회사로 등록해 매출, 순익 등 영업활동에 대한 신고서를 아일랜드 조세당국에 제출하지 않았다. 유럽지역에 대한 애플의 영업내역을 공개한 것은 이번 미 상원보고서가 처음이다.
애플은 미 상원에 AOI의 경우 직원이 한 명도 없으며 조세의 근거가 되는 물리적 주소도 없다고 밝혔다. AOI의 자산은 네바다주 소재 브래번 캐피탈에서 관리하고 뉴욕주 은행계좌를 갖고 있다. 주요 회계자료는 텍사스 오스틴에서 보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인등기를 한 장소를 조세주소지로 간주하는 미국세법 때문에 아일랜드에 법인등기를 한 AOI는 미국에서도 조세주소지를 갖지 않을 수 있었다.
◇ 어떻게 "무국적 절세"가 가능했을까..낡은 아일랜드 외국인투자자 특혜세율
영국, 프랑스 등 인접국들은 아일랜드가 외국인 유치를 위해 고의로 낡은 세법을 방치해왔다고 비난하고 있다.
과거 영국은 조세주소지를 지정하지 않고 법인등기를 할 수 있었다. 그러나 20년전 이러한 조세제도가 세금회피에 악용되는 사례를 막기위해 세법을 개정했다.
반면 아일랜드는 현재까지 이같은 조세제도를 유지하고 있다. 아일랜드는 영국처럼 세금회피로 인한 세수감소를 우려할 만한 상황이 아니다. 오히려 아일랜드 정부는 외국기업 유치에 따른 지역경제 활성화를 선호하고 있다.
애플은 1980년 아일랜드 정부가 기술기업에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존 스컬리 당시 CEO가 아일랜드를 유럽시장 공략을 위한 전초기지로 선택했다고 밝혔다.
애플의 아일랜드 법인은 해를 거듭할 수록 사업이 확장됐고 아일랜드 정부지원도 계속됐다.
애플은 1990년대 초부터 아일랜드 정부는 1~5% 대의 실효세율을 부과하는 등 애플에 대해 특혜를 베풀었다고 증언했다.
이후 1990년대말 미국이 해외소득에 대해 세금을 면제해주는 소위 "첵더박스(check-the-box·CTB) 구멍"에 따라 애플의 해외세율이 급락했다.
1993~1995년 CTB가 단행되기 전 3년간 애플의 해외부문 실효세율이 16% 였지만 이후 급감하면서 지난 3년간 평균 실효세율이 2%에 머물렀다.
아일랜드 정부는 외국인투자유치를 위해 외국기업에 대해 가능한한 최소세율을 세전수익에 적용하고 있다. 이에 애플의 실효세율은 2% 미만일 것이라고 상원보고서는 전했다.
2004년 만해도 애플의 아일랜드 법인인 ASI는 3억2500만달러의 수익을 보고한 뒤 아일랜드에 세금으로 2100만 달러를 냈다.
그러나 2011년 상원보고서에 따르면 ASI는 220억 달러 수익에 1000만 달러만 "글로벌 세금"으로 냈다.
이에 대해 아일랜드 정부는 낮은 세율은 자국의 잘못이 아니라 다른 국가 세금제도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프랑스, 독일, 영국의 애플 소매사업부는 아일랜드 법인으로 부터 제품을 구매한다. 구매가격은 이들 국가에서 이윤을 많이 남기지 않도록 조정, 이들 국가에서는 세금을 부과할 만한 수익이 거의 잡히지 않는다.
2011년 애플의 영국 소매사업부는 8억6000만 파운드의 매출에 3100만 파운드의 수익을 올렸고 이 중 900만 파운드를 세금으로 납부했다.
같은해 프랑스 소매사업부는 3억4600만 유로의 매출에 2100만 유로의 손실을 기록했고 700만 유로를 세금으로 냈다.
독일 소매사업부는 1억7400만 유로의 매출에 400만 유로 손실을 보고했고 세금을 한푼도 내지 않았다.
birakoc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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