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이나 하는 일"…산 정상서 구름 보며 월1200만원, 알바 3500명 운집
中 라오쥔산 '운해 관찰자' 이색 채용
노자가 머물며 사상 닦았다는 전승도
- 김학진 기자
(서울=뉴스1) 김학진 기자 = 유명 관광지의 산 정상에서 한 달간 머물며 구름을 관찰 촬영하며 6만 위안(약 1200만 원)을 지급하는 이색 아르바이트 자리에 일주일간 3500명이 넘는 지원자가 몰렸다.
19일(현지 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허난성의 라오쥔산(해발 2217m) 관광지에선 지난달 8일 '운해 관측원' 채용 공고를 냈다.
근무 기간은 지난달 16일부터 이달 15일까지 한 달이었다. 업무는 산에 머물면서 운해를 관찰하고 매일 구름과 산의 풍경을 영상으로 촬영해 관광지 측에 제공하는 것이었다.
조건은 파격적이었다. 한 달 급여는 6만 위안(약 1200만 원)으로 숙소도 무료 제공됐다.
채용 공고는 중국 온라인에서 빠르게 확산하며 "꿈의 직장이다", "신선들이 할 수 있는 일", "신들이 하는 알바"라는 반응이 쏟아지며 일주일 만에 3500명 이상이 지원했다.
수천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첫 운해 관측원으로 뽑힌 사람은 허난성 출신의 23세 남성 리쓰천이었다.
그는 매일 오전 5시에 일어나 해가 뜨기 전부터 촬영을 시작했다. 해가 진 뒤에도 다양한 각도의 영상을 촬영하기 위해 하루 종일 산을 돌아다녔다.
촬영뿐 아니라 영상 편집과 보정, 드론 조종 등도 직접 익혔다. 특히 날씨가 좋지 않아 원하는 장면을 촬영하지 못하는 날에는 원하는 사진을 담아내지 못해 큰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털어놨다.
리 씨가 한 달간 제작한 운해 영상의 저작권은 라오쥔산 관광지에 귀속된다. 하지만 그는 개인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자신이 산에서 생활하며 일어난 일들과 촬영 과정 등을 꾸준히 브이로그도 공개해 오며 개인 SNS 팔로워는 6000명을 넘어섰다.
지난 15일 한 달간의 업무를 모두 마친 리 씨는 자신의 사연이 큰 관심을 받은 것에 대해 "매우 빨리 지나간 시간 동안 큰 감사를 전한다"면서도 아직 자신을 '인플루언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앞으로 정규직 일자리를 찾으면서 SNS 활동을 병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라오쥔산 관광지 측은 현재 전문 영상 제작자들이 근무 중이지만 새로운 시각으로 풍경을 담아낼 '제3의 눈'이 필요했다며 새로운 운해 관측자를 선발할 가능성을 열어뒀다.
라오쥔산은 200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중국의 대표적인 도교 성지 가운데 하나로 노자가 기원전 6세기 이곳에 머물며 사상을 닦았다는 전승이 내려오고 있다. 중국 최고 등급 관광지로 지정돼 있지만 외국인의 출입은 제한되고 있다.
khj8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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