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수-영희로 개명하면 항공권과 아파트 지원합니다"

獨 항공사 루프트한자의 독특한 마케팅
스웨덴 국민, 42명 개명 뒤 신청

루프트한자 홈페이지© News1

(서울=뉴스1) 최종일 기자 = "당신의 이름은 철수-영희입니까. 아니면 바꾸십시오. 서울행 편도 무료 항공권과 서울 강남에 있는 75m²(약 23평) 아파트 1년 임대 비용을 제공합니다"

한국의 항공사가 해외 아시아 국가에서 이 같은 마케팅을 벌이면 현지 반응이 어떨까. 독특한 이 마케팅이 실제로 벌어졌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항공사는 독일 루프트한자이며, 대상국은 스웨덴이었다.

스웨덴인 42명이 이벤트에 신청하기 위해 법적으로 이름을 '클라우스-하이디'로 바꿨다. 이들 중 한명은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독일 베를린을 가는 편도 항공권과 베를린 도심에 있는 발코니와 가구가 갖춰져 있는 아파트에서 1년 동안 무료로 살게 된다.

항공사는 반응이 폭발적이어서 한달 일찍 이벤트를 마감했다. 참가자가 소수일 것으로 예상했는데 40명을 넘겼다. 지원자의 약 70%는 남성이었고, 연령은 19세에서 69세까지 다양했다. 당첨자는 오는 21일 발표된다.

이들이 갈아탄 이름인 클라우스와 하이디는 독일 남성과 여성의 흔한 이름으로 한국으로 치면 철수와 영희 정도에 해당한다. 미국으로 치면 잭-바바라 정도일 것이다. 흔한 이름 2개를 붙인 전에 없던 이름이다.

루프트한자는 왜 이 같은 기발하기보다는 다소 독특한 이벤트를 마련했을까.

루프트한자 측은 스톡홀름-베를린 노선에서는 5개 항공사가 치열한 가격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 이 같은 이벤트를 마련한 배경이 됐다고 미국 온라인 매체 쿼츠는 15일 보도했다.

즉, '싼 베를린(cheap Berlin)'이 아니라 살고 싶은 '꿈의 베를린(dream of Berlin)'이란 이미지를 만들고 이를 통해 저가 항공권 구매를 자제시킨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 수년 동안 남유럽과 동유럽의 고급 인력들은 직업을 찾기 위해 독일을 많이 찾고 있다.

회사 측은 개인 정체성의 기본 요소 중 하나인 이름을 바꾸는 것을 마케팅을 활용한 점에 대해선 "누가 개명을 하든, 그건 순전히 그들의 결정이다. 우리는 강제하지 않았고, 매력적인 상을 부여할 뿐이다"고 답했다.

폭발적 반응은 스웨덴 사회의 분위기와도 연관이 깊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스웨덴에선 전통적으로 흔한 '손(son)'으로 끝나는 성(姓)을 바꾸려는 사람들이 증가 추세에 있으면 1982년 제정된 법률은 개명을 쉽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