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간 폐품 주워 생활했는데…통장 열자 '8500만원' 뜻밖 재산

SCMP 갈무리
SCMP 갈무리

(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21년간 폐품을 주우며 생계를 이어온 중국의 70대 남성이 자신의 연금 계좌에 42만 위안(약 8400만 원)이 넘는 돈이 쌓여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71세 남성 루 씨가 연금 계좌와 연결된 은행카드를 전달받으면서 뜻밖의 사실을 알게 됐다.

은행카드에 찍힌 잔액은 42만 4204위안(약 8500만 원)이었다. 루 씨는 수십 년 동안 자신에게 연금 수급 자격이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지냈던 것으로 전해졌다.

루 씨는 이 사실을 알게 된 뒤 눈물을 흘리며 "당연히 기쁘다. 이런 일이 생길 줄은 전혀 몰랐다. 사회구조기관과 관련 정부 부처의 도움에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루 씨는 2000년대 초 후난성 주저우의 한 국영 상점에서 해고된 뒤 21년 동안 폐품을 주워 생계를 이어왔다.

그는 기술학교를 졸업한 뒤 해당 상점에서 30년 동안 근무했다. 이후 해고되면서 일정 금액의 보상금을 받았지만 평소 즐기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 탓에 돈을 금세 모두 써버렸다.

이후 빚까지 지게 됐고 가족들과 갈등을 겪으면서 폐품을 줍기 시작했다. 이후 창더로 거처를 옮겨 지금까지 생활해 왔다.

창더시 사회구조센터에서 일하던 우진후이 씨와 동료들은 폐건물에서 혼자 생활하고 있던 루 씨를 발견했다.

당시 루 씨는 자존심이 강해 보호시설로 옮기자는 제안을 처음에는 거절했다. 그러나 관계자들이 생필품을 지원하고 지속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득하면서 결국 보호시설로 거처를 옮겼다.

이 과정에서 루 씨의 인적 사항을 확인한 관계자들은 그가 이미 연금을 받을 수 있는 나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중국의 연금 제도에 따르면 루 씨는 2015년 연금 수급 연령에 도달했으며 이후 매달 약 3700위안(약 74만 원)의 연금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동안 쌓인 연금은 42만 위안이 넘었다. 루 씨는 국영 상점에서 해고된 뒤 연금을 받으려면 오랜 기간 개인적으로 양로보험(养老保险)료를 납부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어서 보험료를 따로 내지 않았고 자신이 연금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도 알지 못했다.

그러나 관계자들은 루 씨가 국영 상점에서 30년간 근무하는 동안 고용주가 급여에서 사회보험료를 일부 공제해 납부한 사실을 확인했다.

결국 루 씨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연금 수급 자격을 갖추고 있었던 셈이다.

루 씨는 휴대전화도 없이 생활하면서 사회의 변화와 각종 제도에 대한 정보와 단절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평생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살아온 그는 중국의 퇴직·연금 관련 규정 역시 제대로 알지 못했다.

관계자는 루 씨에게 은행카드를 건네면서 "잘 보관하고 돈을 현명하게 사용하라"고 당부했다. 최근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통신 사기 피해가 잇따르는 만큼 사기에도 각별히 주의하라고 당부했다.

뜻밖의 목돈을 손에 쥔 루 씨는 우선 창더에서 집을 빌려 안정적으로 생활할 계획이다. 이후 고향인 주저우도 찾아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중국 누리꾼들은 관계자들의 도움에 박수를 보내는 한편 루씨의 갑작스러운 재산을 두고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한 누리꾼은 "이렇게 많은 돈이 있다는 사실을 알면 친척들이 곧 찾아올 것 같다"고 했고, 다른 누리꾼은 "가난한 노인을 도운 관계자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정말 잘했다"고 말했다.

ro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