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수거장서 일하던 '181㎝' 20대 여성…유명 패션쇼 깜짝 데뷔
- 신초롱 기자

(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중국의 한 쓰레기 수거장에서 일하던 20세 여성이 뛰어난 외모와 모델로서의 가능성을 인정받아 화제가 되고 있다. 그러나 여성은 여러 모델 에이전시의 제안을 거절하고 지금도 쓰레기 수거 일을 이어가고 있다.
2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저장성 타이저우에서 쓰레기 수거·분류 일을 하는 여성 '차오런 렁'(超人冷)의 사연을 소개했다.
본명이 렁밍후이인 그는 중국 동부 안후이성 푸양의 한 농촌 마을에서 태어났다. 현재는 남자친구 아버지가 운영하는 쓰레기 수거 사업을 도우며 생활하고 있다.
키 181㎝, 몸무게 50㎏인 그가 처음 온라인에서 주목받은 것은 지난해 7월이었다. 쓰레기 수거장에서 일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이 공개되면서 큰 관심을 받았다.
영상 속 그는 먼지와 때가 묻은 작업복을 입고 쓰레기 더미 사이에서 일하고 있었지만 큰 키와 늘씬한 체격, 작고 또렷한 얼굴이 눈길을 끌었다.
한 누리꾼은 "저 다리는 런웨이에 서야 한다"고 했고, 또 다른 누리꾼은 그를 두고 "여자 루셴런 같다"고 평가했다.
루셴런은 중국에서 유명한 남성 모델로, 렁과 비슷하게 농촌 출신이라는 배경을 갖고 있다.
루셴런(27)은 중국 남부 광시좡족자치구의 농촌에서 조부모의 손에 자랐다. 부모는 광둥성에서 일하며 생계를 꾸렸다.
독학으로 모델 활동을 시작한 그는 농촌 들판에서 독특한 워킹 영상을 촬영해 온라인에 올리며 이름을 알렸다. 2019년에는 직접 디자인한 독특한 의상과 패션쇼 영상을 선보이며 본격적으로 주목받았다.
이후 중국 패션위크는 물론 파리와 밀라노 등 국내외 패션 무대에 섰다.
루셴런은 지난해 자기 영향력을 활용해 농촌 지역에서 모델을 꿈꾸는 아이들을 돕고 싶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그런 그가 쓰레기 수거장에서 일하는 렁을 발견했다. 루셴런은 렁에게 "타고난 슈퍼모델"이라고 칭찬하며 모델 활동을 권했다.
이후 렁에게 워킹 등 모델 활동에 필요한 조언을 해주는 것은 물론, 실제 모델 일자리까지 연결해 줬다.
렁은 지난해 11월 중국 선전에서 열린 SS26 패션 소스(패션쇼)에 처음으로 런웨이에 섰다.
당시 인기 간식인 '라탸오'(매운맛 밀가루 간식)에서 영감을 얻은 주황색 의상을 입고 무대에 올랐으며, 관객들의 박수를 받았다.
하지만 렁은 여러 모델 에이전시로부터 받은 제안을 받아들이지는 않았다. 구체적인 에이전시 이름이나 제안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을 받아주고 경제적으로 도움을 준 남자친구 가족에게 보답하기 위해 가족과 함께 지내며 쓰레기 수거 일을 계속하기로 했다.
렁의 성장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그의 부모는 렁이 한 살 때 이혼한 뒤 고향을 떠났고, 그는 조부모 밑에서 자랐다.
15세 때 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나면서 학교를 그만둬야 했다. 이후 공장 생산라인 근무, 계산원 등 여러 일을 하며 생계를 이어갔다.
그러다 현재의 남자친구를 만났고, 남자친구 가족은 렁을 가족처럼 받아들였다. 경제적인 지원을 하면서 학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도왔다.
지난해 여름 고등학교 과정을 마친 렁은 중국의 대학입학시험인 가오카오에도 응시했다. 하지만 성적이 높지 않아 전문대 진학 자격을 얻는 데 그쳤고, 결국 남자친구 가족과 함께 지내며 쓰레기 수거 사업을 돕기로 했다.
남자친구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렁이 남자친구 가족과 각별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그의 SNS 영상 등을 통해 드러난다. 그는 남자친구의 아버지를 다정하게 '아빠'라고 부르기도 한다.
렁은 자신의 SNS를 통해 쓰레기 수거와 모델 활동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그는 "쓰레기를 모으는 것은 배를 채우기 위한 수단이고, 모델은 꿈"이라며 "이 두 가지 길은 서로 충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모델 일을 할 기회가 나에게 많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두 배로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워킹에서의 디테일과 고개 돌리는 동작, 포즈 등을 완벽하게 다듬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그래야만 런웨이에서 진정으로 빛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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