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 직전 살아났다"…기적의 생환 후 화가로 '제2 인생' 여성

중국 49세 여성 인생 역전 화제…수묵화가 활동

SCMP 갈무리

(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중국에서 30여 년 전 혼수상태에 빠져 사망자로 오인돼 화장 직전 극적으로 구조된 여성이 이후 유명 화가로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는 사연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 1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최근 중국 구이저우성 출신의 천추이쥐(49)의 인생 역전을 소개했다.

천 씨는 가난한 농촌 가정에서 자랐으며 1995년 18세의 나이로 광둥성 둥관의 공장에 취업했다. 하지만 장시간 노동과 열악한 환경 속에서 극심한 영양실조에 시달렸다.

어느 날 고열을 앓던 그는 강변을 걷다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며칠 뒤 한 뱃사공이 강변에 쓰러져 있던 천 씨를 발견했지만 신분증이 없었던 데다 흙투성이 상태로 거의 숨을 쉬지 않아 신원 미상의 시신으로 오인됐다. 결국 그는 장례식장으로 옮겨졌다.

같은 해 7월 화장 절차를 준비하던 장례식장 직원 허 씨는 천 씨의 발이 미세하게 움직이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즉시 화장을 중단하고 경찰에 신고한 뒤 천 씨를 병원으로 긴급 이송했다.

병원에서는 천 씨가 심각한 영양실조와 탈수, 다발성 장기부전 상태라는 진단을 내렸다. 신원도 확인되지 않고 보호자나 치료비도 없는 상황이었지만 병원은 치료를 이어갔고 의료비도 지원했다.

3개월이 넘는 집중 치료 끝에 천 씨는 의식을 되찾았고 이후 지방정부의 도움으로 가족과 재회할 수 있었다.

'죽음의 문턱에서 돌아온 여성'이라는 사연은 중국 전역에 알려졌고 병원에는 응원 편지와 후원이 이어졌다. 일자리를 제안하는 사람도 있었고 용기를 잃지 말라는 격려도 쏟아졌다.

그중에는 저장성 진화시에서 활동하던 화가이자 미술교사인 천중롄의 편지도 있었다. 그는 천 씨에게 그림을 배우자고 제안하며 생활비와 교육비까지 지원하겠다고 나섰다.

천중롄은 당시 "기술 하나만 있었어도 이런 비극은 피할 수 있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마음이 아팠다"고 회상했다.

1996년 천 씨는 남동생과 함께 진화로 건너가 스승의 작업실에서 생활하며 본격적으로 그림을 배우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과거의 충격과 '재수가 없는 사람'이라는 주변의 시선 때문에 자신감을 잃기도 했지만 스승은 재능을 발견하고 꾸준히 대회 출전을 권유했다.

결국 천 씨는 1999년 첫 전국 규모 미술대회에서 수상하며 이름을 알렸고 이후 중국 전통 수묵화를 전문으로 하는 화가로 성장했다.

스승은 "천 씨는 풍부한 내면과 섬세한 감정, 뛰어난 통찰력을 가진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2006년에는 자신을 살려준 장례식장과 병원을 직접 찾아 감사의 뜻을 표했다. 당시 그는 시든 나뭇가지 곁에 활짝 핀 모란을 그린 작품을 선물했는데, 이는 역경을 이겨낸 삶과 새로운 시작을 상징하는 작품이었다.

이후 그의 작품은 국내외 전시에서 수십 차례 수상했고 여러 미술기관이 작품을 소장했다. 천 씨는 중국 국가 1급 화가로도 인정받았다.

그의 삶은 광둥 지역 전통극인 광둥 오페라 '차이쥐 귀향'의 소재가 되기도 했다. 작품은 역경을 극복하는 메시지를 담아 젊은 세대에게 희망을 전하기 위해 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중국 SNS에서 그의 사연이 다시 화제가 되자 누리꾼들은 "장례식장 직원의 세심한 관찰과 의료진의 헌신이 첫 번째 기적이었다면 이후 화가로 성공한 것은 천 씨 스스로 만든 두 번째 기적"이라며 감동을 전했다.

ro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