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차 뭐 타?" 재산 캐물은 학교…궁지 몰리자 "주차 허용하려고"

(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중국의 한 중학교가 신입생 학부모들에게 차량 브랜드와 가격 등 재산 수준을 묻는 개인정보를 수집했다가 거센 비판을 받고 당국의 시정 조치를 받았다.

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산둥성 둥잉시에 위치한 둥잉 제1중학교는 지난달 말 신입생들에게 학부모 정보를 기재하는 서류를 배포했다.

해당 서류에는 부모님의 이름과 직장, 직책, 휴대전화 번호 등 일반적인 인적 사항뿐 아니라 차량 브랜드와 번호판, 차량 구매 가격까지 적도록 요구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학교는 "학교 내부 용도로만 사용되니 안심하고 작성해 달라"는 안내 문구도 함께 덧붙였다.

이 같은 사실이 온라인을 통해 알려지자 중국 누리꾼들의 비판이 쏟아졌다.

한 누리꾼은 "부모의 경제력에 따라 학생을 차별하려는 것 아니냐. 그렇지 않다면 왜 이런 정보를 수집하느냐"고 지적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부모가 실직했다고 적으면 우리 아이는 교실 맨 뒷자리에 앉게 되는 것이냐"고 꼬집었다.

이 밖에도 "교사는 영혼을 키우는 직업인데 이런 조사는 부끄러운 일"이라는 비판도 이어졌다.

논란이 커지자 둥잉시 교육국은 지난 6월 30일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학교 측에 정보 수집을 즉시 중단하고 이미 확보한 자료도 모두 삭제하라고 지시했다.

교육 당국은 "이번 일을 계기로 시내 모든 학교에서 유사한 사례가 있는지 전수 점검하겠다"며 "학생과 학부모의 개인정보 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학교 측은 논란에 대해 다른 설명을 내놨다. 학교 관계자는 학부모 차량 번호를 등록하면 자녀를 데리러 올 때 학교 인근 주차를 허용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해명했다.

또 차량 가격을 조사한 이유에 대해서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을 선별해 장학금이나 지원금을 지급할 때 참고하기 위한 자료"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를 두고도 "경제 형편을 파악할 다른 방법이 있는데 굳이 차량 가격까지 조사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중국에서는 학교의 과도한 개인정보 수집 논란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5월 후베이성의 한 초등학교도 학생들에게 부모의 직업과 근무 환경을 조사하는 설문을 실시해 논란이 됐다.

당시 학교는 "부모의 직장이 덥거나 시끄럽거나 악취가 나는 환경인지", "하루 몇 시간 일하는지" 등을 묻는 문항을 포함해 사생활 침해라는 비판을 받았다.

ro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