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유로로 미사일 못막아"…방위비 늘린 나토, 무기생산 고민
다음주 앙카라 나토 정상회의서 무장 논의 및 계약 체결 이뤄질 듯
각국 방산업체 분열 등으로 생산력 한계…"우크라에 배워라" 지적
- 권영미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러시아 위협과 미국의 압박에 방위비를 증액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다음주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열리는 정상회의에서는 늘어난 예산을 실제 무기 생산으로 연결하는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AFP통신이 30일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유럽과 캐나다에서만 지난해 900억 달러(약 139조 원)가 방위비에 추가됐지만, 32개 회원국은 이 자금을 실질적인 전력으로 전환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자금은 중요하지만 달러나 유로로 미사일이나 전차를 막을 수는 없다"며 "자금을 전투 준비 능력으로 빠르게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7월 7일 앙카라에서 개막하는 나토 정상회의에서는 수십억 달러 규모의 계약이 부대행사인 특별 산업 포럼에서 체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무기 생산 속도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문제는 이미 오래전부터 지적돼 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유럽의 생산 능력 한계를 드러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 전쟁은 미국의 비축분을 소진시키며 재보급의 어려움을 보여줬다.
유럽은 미국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는 필요성 속에서 러시아의 향후 공격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의 안드리우스 쿠빌리우스 방위·우주담당 집행위원은 "추가 자금을 마련하는 법은 배웠지만, 이를 효과적으로 써서 러시아를 능가하는 생산·혁신·화력을 확보하는 법은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방산업계는 수십 년간의 투자 부족을 만회하기 위해 생산 능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유럽방산협회(ASD)의 카미유 그랑 사무총장은 "많은 제조업체가 생산 능력을 크게 늘리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우리가 필요한 수준에 도달했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전쟁이 발발할 경우 유럽이 핵심 무기, 특히 방공 미사일을 빠르게 소진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유럽외교협회(ECFR)는 "일부 핵심 분야에서 유럽의 생산 능력은 며칠 만에 압도당할 것"이라며 "탄약 생산은 2022년 연간 30만 발에서 200만 발 목표로 늘었지만 장기전에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EU는 방산 시장 개혁을 추진했지만, 프랑스 등 자국 기업을 보호하려는 움직임으로 인해 여전히 심각하게 분열돼 있다. 쿠빌리우스 집행위원은 "EU에는 27개의 방산 시장과 27개의 규칙이 있어 산업이 많은 장애물을 안고 있다"고 토로했다.
브뤼겔 연구소의 군트람 볼프는 "방산 업계 대기업들은 자국 정부로부터 특혜를 받을 것을 알기 때문에 투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러시아에 맞서는 민첩한 방산업의 사례를 가까운 곳에서 찾을 수 있다고 본다. 우크라이나는 4년 넘게 폭격을 받으면서도 수백만 대의 드론을 생산하는 기술 강국으로 성장했다.
쿠빌리우스 집행위원은 "유럽 방산업은 첨단이지만 제작이 어렵고 비싸며 대량 생산이 힘든 '맞춤형 제품'을 만든다"며 "(하지만) 우크라이나는 전장의 조건에 맞는 무기를 생산한다"고 평가했다.
ky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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