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00원짜리 팔아 연 1억 번 대학가 노점상…'오리발' 정체에 학생들 분노
- 신초롱 기자

(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중국 대학가에서 큰 인기를 끌며 '거위 다리 이모'로 불렸던 노점상이 실제로는 거위가 아닌 오리 다리를 사용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1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베이징에서 노점을 운영하는 여성 천슈펑(56) 씨는 오랫동안 '거위 다리 이모'라는 별명으로 명성을 얻었다.
천 씨는 지난 2000년 베이징으로 이주해 대학가 주변에서 과일 장사를 시작했다. 이후 SNS 예약 주문 방식으로 개당 16위안(약 3600원)의 구운 거위 다리를 판매하며 대학생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특히 학생들이 밤늦게까지 줄을 설 정도로 유명해지면서 베이징대와 칭화대 학생들 사이에서는 천 씨를 자기들의 학교 근처로 유치하려는 경쟁까지 벌어졌다.
천 씨는 지난해 베이징대 여성 창업 포럼에 연사로 초청돼 "사업의 기본은 원칙과 품질, 그리고 신뢰"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뜻밖의 폭로가 나왔다. 지난 9일 한 소비자가 "거위 다리가 아니라 오리 다리를 판매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고, 천 씨는 단체 공지를 통해 해당 사실을 인정했다.
다만 그는 "사기를 친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천 씨는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수년 전부터 거위 다리 수급이 어려워 오리다리로 대체했다"며 "'거위 다리 이모'는 상품 설명이 아니라 브랜드명으로 받아들여졌으면 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진짜 거위 다리를 사용할 경우 가격이 개당 30위안(약 6700원)을 넘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현지 매체에 따르면 베이징 도매시장에서 냉동 거위는 10~13위안(약 2200~2900원) 수준인 반면, 냉동 오리 다리는 3.5위안(약 780원)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이 알려지자 학생들과 소비자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한 학생은 "대학생활 내내 먹었던 음식이 사실은 거위 다리가 아니었다는 사실에 배신감을 느낀다"며 환불과 보상을 요구했다.
일부 소비자들은 "고기 색이 녹색을 띠었고 설사와 구토 증상이 나타났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천 씨는 "대파즙으로 만든 양념 때문"이라며 "인체에 무해하고 첨가물도 사용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반면 일부 학생들은 천 씨를 옹호했다. 이들은 "추운 겨울에도 학생들을 실망시키지 않으려고 밤늦게까지 장사했다"며 "3000원도 안 되는 가격에 진짜 거위다리를 기대한 것 자체가 무리"라고 주장했다.
중국 매체들은 천 씨가 임대료와 인건비를 제외하고도 연간 최대 60만 위안(약 1억 3500만 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추산했다. 또한 식품을 비롯한 여러 분야에서 '거위다리 이모' 상표권도 등록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중국 시장감독당국은 소비자 기만행위 여부를 조사 중이다. 베이징대 역시 천 씨의 창업 강연 관련 게시물을 삭제했다.
천 씨는 "학생들에게 사과하고 싶다"며 "조사에 성실히 협조하고 처벌도 감수하겠다"고 밝혔다.
현지 법조계에서는 민사상 사기 행위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누리꾼들은 "학생들의 선의를 이용했다", "풀뿌리 창업가가 아니라 영리한 장사꾼이었다"는 비판을 쏟아냈다. 반면 일부는 "학생들이 사회에 나오기 전 비싼 교훈을 얻은 셈"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ro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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