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러 위협·美불신에 다시 손잡는 '추축국' 日·獨…나란히 국방강화
NYT "日·獨, 북·중·러 위협 속에 '방어적 입장'에서 가까워져"
여론도 국방예산 증액 등 강한 안보정책 지지…강경일변도는 문제
- 김지완 기자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추축국'으로서 당시 동맹을 맺었던 일본과 독일이 최근 중국과 러시아의 위협이 고조되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면서 서로 더 가까워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는 양국의 관계 강화가 "결코 '추축국'의 재현이 아니다"라면서 "이번에는 독일이 러시아에 맞선 우크라이나의 방어를 지원하고, 일본은 중국과 북한이 제기하는 위협을 경계하는 등, 일본과 독일은 방어적 입장에서 손을 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두 나라는 과거 적국이었던 영국, 프랑스, 캐나다 등 다른 주요 7개국(G7) 국가 및 기타 중견국들과 힘을 합치고, 세계 최강대국들의 횡포에 맞서 방파제 역할을 하는 국제법과 국제기구의 수호자를 자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중국의 군비 증강과 대만에 대한 압박, 남중국해 등지에서의 군사 활동 확대, 지난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독일과 일본은 냉전 종식 이후 가장 중대한 위협에 직면하게 됐다는 분석이다.
이 가운데 미국의 동맹 관계에 비판적인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뒤 미국이 동맹으로서 역할에 충실할지에 대한 의구심이 더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이란 전쟁을 비판하자 지난 5월 독일 주둔 미군 약 5000명에 철수 명령을 내렸다. 또 주일미군을 거론하며 이란 전쟁에 일본이 충분히 협조하지 않았다고 공개 비난하기도 했다.
일본과 독일의 전후 역사를 연구해 온 보스턴 대학교의 토머스 버거 교수는 두 나라가 "미국이 자국을 배신할지도 모른다는 정당한 두려움이 있다"고 분석했다.
메르츠 총리와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보수 성향 정치인으로서 국방력 증강에 매진하고 있는 점도 공통적이다. 지난 4월 독일 정부는 2027년도 예산안 편성 지침을 의결하면서 내년도 국방비를 올해보다 27.9% 증가한 1058억 유로(약 186조 원) 규모로 편성했다.
다카이치 총리도 역대 정권보다 더 적극적인 안보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 정부가 책정한 2026회계연도(2026년 4월~2027년 3월) 방위 관련 예산은 총 10조 6000억 엔(약 100조 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지난 4월 일본 정부는 '방위장비 이전 3원칙'과 운용 지침을 개정해 살상무기 수출을 허용했다.
2차 세계대전이라는 어두운 역사에도 불구하고 두 국가는 국민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이러한 적극적인 안보 정책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NYT는 짚었다. 독일 여론조사에 따르면 대다수의 독일인은 현재 세계가 냉전 시절보다 더 위험하다고 보고 있으며, 3분의 2가 군비 증액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역시 지난 3월 요미우리신문과 싱크탱크 일본국제문제연구소(JIIA)의 여론조사 결과 일본 국민의 74%가 자국의 방위력 강화에 찬성하고, 절반 이상이 방위비 증액에도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지나치게 강경 일변도인 안보 정책에 대해서는 국민적 공감대가 부족하다. 지난 3~4월 요미우리 여론조사에 따르면 개헌 찬성률은 57%로 나타났으나, 전쟁과 무력행사를 영구히 포기하는 일본 헌법 9조 1항 개정은 "필요 없다"는 의견이 80%로 나타났다.
베를린 싱크탱크인 독일 국제안보연구소(SWP)의 일본 전문가 알렉산드라 사카키 연구원은 양국이 징병제 도입 등 더 강경한 안보 정책을 채택하고자 할 경우 "그 비전을 뒷받침해 줄 대중의 지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gw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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