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EA "사상 최대 규모 석유공급 차질…3월 공급량 일일 800만 배럴 ↓ 전망"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물동량 2000만 배럴 막혀…석유 수요도 타격"

이란 국기 앞에 3D 프린터로 제작한 원유 시설 모형이 놓여 있다. 2026.3.2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국제에너지기구(IEA)가 12일(현지시간) 이란 전쟁이 "세계 석유 시장 역사상 최대 규모의 공급 중단 사태를 촉발했다"고 평가했다.

IEA는 이날 발표한 석유시장보고서에서 호르무즈 해협의 원유 및 석유 제품 물동량이 하루 약 2000만 배럴에서 현재는 '극소량'으로 급감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전쟁 이후 유가 역시 "극심한 변동"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IEA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함께 걸프 국가들의 에너지 기반 시설에 직접적인 피해가 발생하면서 3월 글로벌 석유 공급량은 하루 800만 배럴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란은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 이후 주변 중동 국가들에 미사일과 드론을 동원해 무차별 보복을 가하고 있다.

역내 미군 기지는 물론 산유국들의 에너지 시설과 공항·항구 등 민간 인프라까지 공격 대상으로 삼는 한편, 주요 석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하고 해상 교통을 마비시켰다.

지난해 일일 석유 정제 제품 약 330만 배럴과 액화석유가스(LPG) 150만 배럴을 수출한 걸프 국가들은 이란 전쟁에 휘말리면서 석유 생산량 감축에 나섰다.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이 완화되더라도 이들 국가가 생산을 재개하는 데 시일이 걸릴 수 있다.

다만 IEA는 중동 지역의 석유 생산 감축분은 비(非)OPEC+ 생산국들과 카자흐스탄, 러시아의 증산으로 일부 상쇄될 것이라며, 올해 세계 석유 공급량은 비OPEC+ 산유국의 주도로 평균 하루 110만 배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IEA는 3~4월 세계 석유 수요가 중동 내 광범위한 항공편 취소와 대규모 LPG 공급 차질로 인해 이전 전망치보다 일일 약 100만 배럴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IEA는 "중동 주요 공항의 운항 중단과 그에 따른 타 지역 허브 공항의 연쇄 반응으로 전 세계 항공유 수요가 실질적으로 감소했다"며 "유가 상승과 경제 전망 악화로 모든 석유 제품에 걸쳐 수요 잠식이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IEA는 올해 세계 석유 소비량이 전년 대비 일일 64만 배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달 전망된 증가 폭보다 21만 배럴 하향 조정된 수치다.

앞서 전날 IEA 32개 회원국은 전날 국제유가 안정을 위해 전략비축유 4억 배럴을 방출하는 데 만장일치로 합의했다. 4억 배럴은 지난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 두 차례에 걸쳐 방출했던 1억8200만 배럴의 두 배가 넘는 물량으로 IEA 역사상 전례 없는 규모다.

IEA는 "비축유 방출은 상당한 완충 역할을 하겠지만, 분쟁이 조속히 해결되지 않는 한 이는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며 석유 시장 정상화를 위해서는 "선박 운항 재개를 위한 적절한 보험 메커니즘과 물리적 보호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