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사위·며느리 찾아요"…자녀 배우자 고르기, 부모끼리 협상한다

중국 온라인 플랫폼 봇물…미혼 자녀들은 거부감도

ⓒ 뉴스1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결혼에 대한 불안감이 극에 달한 중국 부모들은 온라인에서 '며느리 찾기' 또는 '사위 찾기' 플랫폼을 점점 더 많이 이용하고 있으며, 배우자 찾기 과정이 부모들 간의 직접적인 협상으로 변질되고 있다.

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춘절 기간 젊은이들이 저녁 식탁에서 친척들의 결혼과 연애에 대한 질문을 피하려 애쓰는 동안, 눈썰미 좋은 기업들은 이미 전략을 바꿨다.

중매를 꺼리는 젊은 성인들을 설득하는 대신, 이제는 구매력이 높은 불안한 부모들을 직접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이에 '미래의 사위, 며느리 찾기'를 내세운 온라인 플랫폼들이 점점 더 많이 등장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중국의 중매 시장은 주말에 야외에서 열리는 오프라인 결혼 시장으로, 부모들은 미혼 자녀들의 이력서를 직접 써서 내놓고 적합한 배우자를 찾기를 희망했다.

하지만 이제는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부모들이 집에서 편안하게 사위나 며느리를 고를 수 있게 됐고 이는 부모들의 불안감을 은밀하게 이용하는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성격이나 취미는 거의 강조되지 않는다. 대신 자녀의 나이, 학력, 직업, 소득이 우선시되고 주택 소유 여부, 자동차 소유 여부, 결혼 이력 및 예상 결혼 시기와 같은 구체적인 기준들이 제시된다.

이러한 플랫폼에서는 젊은이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정서적 궁합보다는 학창 시절 영어 경시대회 수상 경력과 같은 경력 증명서나 심지어는 띠 궁합과 같은 더욱 이질적인 조건이 더 중요하게 여겨진다.

결국 이러한 모델 하에서 중매 과정은 부모들 간의 직접적인 협상으로 변모하고 있다.

이러한 중매 플랫폼에서는 신규 사용자에게 대화를 시작할 수 있는 무료 시도 횟수가 제한되어 있다. 부모가 마음에 드는 예비 사위를 정하고 연락처를 교환하려면 먼저 멤버십을 구매해야 한다.

가격대는 다양하다. 예를 들어 분기별 멤버십은 399위안(약 8만 4900원)이고, 연간 멤버십은 699위안(약 14만 8700원)이다.

결혼 시까지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멤버십은 1299위안(약 27만 6300원)이다. 프리미엄 멤버십은 1999위안(약 42만 5000원), 프리미엄 멤버십 가족 버전은 2999위안(약 63만 8000원)이다.

예를 들어 1999위안 등급은 '슈퍼 노출' 혜택을 제공하는데 이는 플랫폼 홈페이지에 눈에 띄게 표시되고 추천 순위에서 우선적으로 노출된다는 의미다.

회원은 다른 사람보다 먼저 프로필을 미리 볼 수 있으며 888위안(약 18만 8900원) 상당의 베테랑 중매인과의 1회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실명 확인조차도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회원이 아닌 경우 부모는 신원 인증을 위해 88위안(약 1만 8700원)을 지불해야 하며 '인증' 표시를 받아야 한다. 인증된 사용자만 서로 연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다 은밀한 수익 창출은 백엔드 서비스를 통해 이루어진다. 초기 가입 후 부모들은 전담 고객 서비스 코치가 관리하는 비공개 그룹 채팅방으로 이동하게 된다.

이는 젊은이들이 해당 절차를 거부하지 않도록, 부모들에게 자녀에게 이용 사실을 알리지 않도록 권유하는 한편 부모의 불안감을 증폭시키는 메시지를 자주 게시한다.

또한 이러한 불안감을 이용해 유료 온라인 강좌를 홍보해 수익을 더욱 높인다. 예를 들어 '더 나은 대화 방법'이나 '자녀와 결혼에 대해 이야기하게 하는 3단계'와 같은 강좌는 각각 299위안(약 6만 3600원)에 판매된다.

많은 젊은이는 이러한 결혼 방식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며 특히 결혼 중개 플랫폼에서 공개적으로 가격이 책정되고 홍보되는 듯한 느낌을 받을 때 더욱 그렇다.

모두가 이러한 플랫폼을 부정적으로 보는 것은 아니다. 어머니가 열렬한 사용자라고 밝힌 한 중국 남성은 "젊은이들이 직접 소개팅을 나가면 바로 재정적인 질문을 하는 게 어색할 수 있다. 하지만 부모님이 미리 그런 질문들을 해두면 첫 만남이 훨씬 수월해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ro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