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로 숙식 제공"…보험금 타 먹으려 '가짜 환자' 모집한 병원

(SCMP 갈무리)
(SCMP 갈무리)

(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중국 중부 지역의 여러 정신병원이 건강한 사람들을 환자로 유인해 공공 의료보험을 속여 보험금을 가로챈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 1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베이징 뉴스 등에 따르면 후베이성 상양에 있는 한 사설 정신병원이 증상이 거의 없는 이들을 입원시켜 보험금을 부당 청구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병원은 "무료 입원, 무료 숙식 제공"이라는 약속을 내세워 건강한 사람들을 모집했다.

중국에서는 환자가 의료비의 일부를 부담하고 나머지는 공공 보험으로 충당한다. 병원 측은 환자들의 개인정보로 허위 치료 기록을 작성해 보험금을 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인구 530만 명의 도시 상양에는 20개가 넘는 정신병원이 있으며, 대부분 최근에 문을 열었다.

취재진이 환자 보호자로 가장해 10곳이 넘는 정신병원을 방문했을 때 모든 병원에서 환자에게 입원비는 무료이며 생활비만 소액 부담하면 된다고 안내했다.

기자는 지난해 12월 초, 약 50명을 수용 중이던 상양 홍안 정신병원에 간호사로 취업해 내부 실태를 확인했다. 수석 간호사는 "대부분 증상이 없거나 경미하다"며 병원이 사실상 저렴한 요양원처럼 운영되고 있다고 털어놨다. 일부 직원은 실제 환자로 등록돼 있으나 치료 없이 근무하며 보험 사기에 가담했다고 밝혔다.

병원 입원비 청구 시스템에서 기자는 90일 동안 입원한 환자가 1만 2426위안(약 261만 원)을 지불해야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금액에는 약값 500위안(약 10만 5000원)과 각종 치료비 6000위안(약 126만 원) 이상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러나 환자들은 "약만 복용했을 뿐 치료는 받은 적 없다"라고 주장했다.

상양의 많은 정신병원은 환자 한 명당 하루 130위안(약 2만 7000원)의 치료비를 받는다고 의료보험 당국에 신고하고 있다.

또 다른 병원 직원은 "병원은 이 금액을 보험사로부터 보상받기 때문에 환자가 많을수록 입원 기간이 길수록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라고 말했다.

병원들은 직원들에게 신규 환자 유치에 대한 수수료로 400위안에서 1000위안(약 8400원~21만 원)을 지급했다.

취재 과정에서 또한 홍안 병원의 간호사들이 환자들의 뺨을 때리고 발로 차고 수도관으로 때리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사실이 포착됐다.

상양 인근 도시 이창의 한 병원에서도 보험 사기와 환자 폭행 정황이 확인됐다. 두 병원 모두 환자들의 휴대전화를 압수하고 가족과의 연락 시간을 제한했다.

병원 직원들은 환자들의 퇴원을 막기 위해 온갖 수단을 동원했다. 해당 병원에서 5년간 입원했던 한 환자는 "여기 규칙은 너무 엄격하다. 자유가 없다. 마치 5년 동안 감옥에 갇힌 것 같다"라고 말했다.

산시성 의료 개혁 전문가인 쉬위차이는 베이징 뉴스에 "정신병원들이 의료보험을 속일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일반인이 감시할 수 없는 폐쇄적인 운영 방식 때문"이라고 말했다.

쉬 씨는 또 다른 이유로 환자들이 자기 관리 능력이 부족하고 자신의 상태를 제대로 판단할 수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환자들은 자신이 제대로 된 치료를 받았는지조차 판단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해당 보도가 소셜 미디어에서 빠르게 확산해 6600만 회 이상 조회되며 공분이 확산하자 상양과 이창시 보건당국은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ro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