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대신 달! 머스크가 그린 인류 문명의 '다행성' 생존 전략

화성 식민지 주장한 머스크, 달로 목표 변경
물이나 얼음·헬륨-3 등의 에너지원과 희토류 중요해

달 뒷면의 분화구 중 하나인 '남극 에이킨 분지'에 착륙한 중국의 달 탐사선 '창어 6호'가 인류 역사상 최초로 달 뒷면에서 토양 샘플을 채취했다. 2024.06.03. ⓒ AFP=뉴스1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화성 아닌 달에 먼저 10년 내 자립적인 우주 도시를 건설하겠다고 밝혀 달 탐사가 다시 화두로 떠올랐다. 최초의 유인 달 궤도 비행 프로그램 '아르테미스 Ⅱ'도 미항공우주국(NASA)이 2030년께까지 달과 그 주변에 지속 가능한 인간 거주지를 구축하는 계획의 일환으로 다음 달에 발사될 예정이라 바야흐로 달이 우주 계획의 중심이 됐다.

당초 머스크는 달이 아닌 화성에 자립 도시를 세우는 것을 목표로 했다. 그가 인류를 달이나 화성으로 보내려는 것은 지구 모든 생명체가 태양에 파괴될 것이기에 인류의 절멸을 막으려면 화성에 식민지를 건설해야 한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지난 9일 머스크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X에 "화성 도시 건설은 5~7년 내 시작할 계획이지만, 최우선 과제는 인류 문명의 미래를 확보하는 것으로, (이는) 달이 더 빠르다"고 적었다. 그는 지난해 5월에는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화성 식민지를 “인류 문명의 보험(life insurance)”으로 설명하며, 단순히 한 번 방문하는 것이 아니라 인류 의식을 다행성으로 확장해 문명의 장기적 생존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달에 먼저 가기로 한 것이다.

머스크는 지구가 생명체가 살 수 없을 정도로 뜨거워지기까지 약 4억5000만년이 남았다고 추정한다. 태양은 점차 팽창하고 있기 때문에 이 시점에 지구는 소멸할 것이고 이에 대비해 인류가 다행성 종족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의 요지다.

일론 머스크와 스페이스X ⓒ 로이터=뉴스1

달은 그 자체의 자립 도시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머스크의 목표인 화성 식민지를 위한 전초기지이기도 하다. 달과 화성 간의 평균 거리는 지구와 화성 간의 거리와 비슷한 약 2억2000만 킬로미터(㎞)다. 달과 지구 사이의 거리가 약 38만㎞라 거리를 줄이는 의미는 거의 없다. 하지만 달에서 출발해 화성으로 가는 것이 유리한 이유는 지구 중력권을 벗어나는 데 필요한 에너지가 들지 않기 때문이다. 또 달에 연료 생산 기지를 마련하면 지구에서 무거운 연료를 실어 나르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훨씬 효율적이다.

이런 의미에서 에너지원을 찾는 달 자원 탐사는 중요하다. 달 극지방의 물이나 얼음을 찾으려고 애쓰는 것은 물을 전기분해 해 산소나 수소가 생기면 인류의 달 자립 도시를 위해서는 물론 화성으로 가는데 쓸 연료 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핵융합 에너지 후보로 주목받는 헬륨-3은 달이 지구보다 훨씬 많이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구는 자기장이 태양풍을 막아주기 때문에 헬륨-3이 거의 쌓이지 않지만, 달은 자기장이 없어서 수십억 년 동안 태양풍에 노출되며 표면 토양(레골리스)에 헬륨-3이 축적되었다. 기존 핵융합 반응(예를 들어 중수소-삼중수소)은 방사성 부산물을 남기지만, 헬륨-3을 이용한 반응은 방사성 폐기물이 거의 없고 훨씬 더 ‘깨끗한’ 에너지를 생산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달이 갖고 있는 희토류와 희귀금속도 달 탐사의 중요한 이유다. 지구가 갖고 있는 희토류나 금속은 수백 년이면 바닥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달이 기원에 대해 가장 널리 받아들여지는 가설은 약 45억년 전 지구가 형성된 직후 화성 크기의 원시 행성이 지구와 충돌해 엄청난 양의 물질이 우주로 튀어 나가 그 파편들이 모여 달을 형성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지구와 달의 물질 구성은 비슷하지만, 충돌 상시의 고온 및 증발 과정, 그 후의 다른 우주 물질과의 충돌, 화산활동, 태양풍 등의 영향으로 성분이 달라져 지구에선 보기 힘든 희토류와 희귀 금속이 있다. 다만 현재로서는 경제적으로 채굴할 수 있는 집중된 매장지가 확인된 것은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