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기증도 아닌데…시신 지방으로 가슴·엉덩이 시술받는 뉴욕커들

출처=ND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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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학진 기자 = 사망자가 기증한 시신의 지방을 활용해 가슴과 엉덩이에 주입하는 새로운 미용 시술이 미국 뉴욕을 중심으로 유행하고 있다.

4일 뉴욕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뉴욕에 거주하는 30대 금융업 종사자 스테이시는 최근 약 4만 5000달러(한화 약 6529만 원)를 들여 사망자의 기증 지방을 이용한 '미니 브라질리언 버트 리프트'(BBL) 시술을 받았다.

그는 "엉덩이 볼륨을 키우고 과거 지방흡입으로 생긴 윤곽 불균형을 개선하기 위해 해당 시술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맨해튼 한 성형외과 전문의는 자신의 SNS를 통해 "뉴욕에는 체형이 매우 마른 환자나 이미 지방흡입을 받아 더 이상 자신의 것을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환자들에게는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는 시술이다"라고 설명했다.

시술에 사용되는 제품은 필러의 일종인 '알로클레'(AlloClae)로, 사망자의 지방을 멸균 처리한 뒤 지방 형태로 재가공한 것이다. 지난해 미국 시장에 출시됐지만 아직 보편화된 단계는 아니다.

뉴욕에서 이를 도입해 지난 1년간 엉덩이와 가슴, 힙 라인 보정 등 50건이 넘는 시술을 진행했다는 또 다른 성형외과 전문의는 "미국 전체를 통틀어 알로클레를 사용하는 전문의는 5%도 되지 않는다"면서도 "수요가 워낙 높아 대부분 도입하자마자 소모된다"고 말했다.

스테이시는 "의료 현장에서 시신 조직이 사용되는 건 흔한 일이고, 윤리적으로 관리되고 있고 이를 잘 활용하는 것일 뿐이라고 느꼈다"며 거부감은 없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알로클레'의 가장 큰 단점은 높은 비용 문제이다. 기본 시술은 1만 달러(약 1450만 원) 선에서 시작하며, 가슴과 엉덩이, 힙 라인을 동시에 보정하는 경우 많게는 10만 달러(약 1억 4500만 원)까지 금액 부담이 올라갈 수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윤리 논쟁 역시 피할 수 없는 문제다. 한 전문의는 "시신을 기증한 사망자가 자신의 신체 일부가 미용 시술에 사용될 수 있다는 점까지 충분히 인지했을 리는 없다"며 "생명 연장을 위해 의료 목적으로 사용되는 것과 미용 목적에 의해 소모되는 것은 지극히 다른 성격이며, 기증 동의 범위를 보다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외 누리꾼들은 "망자에게 허락은 받고 하는 행위일까", "누군가의 생명을 살리기 위한 기증이지 가슴과 엉덩이에 쓰이고 싶진 않았을 텐데", "어떻게라도 활용되어서 도움이 된다면 좋은 거 아닌가", "제도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등 반응을 보였다.

또 "'알로클레'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경험이 부족한 의사들까지 준비 없이 시술에 참여하고 있다"며 "수술에 준하는 시술인 만큼 지방이식 경험이 충분한 의료진에게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khj80@news1.kr